'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83건

  1. 2012.12.26 레 미제라블
  2. 2012.12.14 다른 사람들은
  3. 2012.12.14 호빗 - 뜻 밖의 여정
  4. 2012.12.13 강철의 사나이.
  5. 2012.10.16 시간여행 1
  6. 2012.10.16 으잌
  7. 2012.10.08 늑대 아이
  8. 2012.08.25 Violet 우정호
  9. 2012.08.21 내 기억속의 토니 스콧
  10. 2012.07.02 전부 다.. 1

레 미제라블

영화/감상 2012. 12. 26. 04:37 |



레 미제라블.


빵 하나를 훔쳤다가 수감생활. 은촛대. 용서.

딱 이 정도였다. 장발장의 이야기에 대해서 아는 것은. 아마도 어린 시절에 동화집(?) 같은 곳에 저 이야기만 실려있던 것을 봤던 것이겠지. 장발장이 나오는 원작의 제목이 "레 미제라블" 이라는 것은 시간이 좀 더 흐른 뒤의 일이며, 원작의 내용에 대해서는 궁금하지도, 그렇다고 읽고싶지도 않았다. 또 시간이 더 흐르고 나서야 이 작품이 프랑스의 혁명과 관련되어있다는 것 정도 까지는 알았다.

그런데 그저 장발장의 이야기로만 알았던 사람이 제법 되는 듯 했다. 은 촛대 이야기가 전부인 줄 알았는데 영화 시작 10분만에 은 촛대 이야기가 나와서 당황했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혹자는 레미제라블이 장발장의 원래 이름인줄 알았다고도......)


어느 날 앤 해서웨이의 필모그래피를 찾다가 예정 작품에 올라온 <레 미제라블>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게 심상치가 않은 작품인게 캐스팅이 휴 잭맨, 러셀 크로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헬레나 본햄 카터 였다. 배우들 이름이 면면이 너무 강렬해서 감독이 <킹스 스피치>의 톰 후퍼라는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아무튼 내용은 모르지만 무조건 봐야 할 영화가 되었었다.


뮤지컬 영화라는 것은 좀 더 나중에 알았다. 다행인 것은 영화의 내용에 대해서는 몰라도 대사가 아예 없다고 해도 무방할 만큼 노래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개봉 전에 미리 알았다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뮤지컬 영화들─예를 들면 <시카고>나 <물랑 루즈>─에 비하면 훨씬 더 뮤지컬에 가깝다. 실제로 뮤지컬 영화인지 모르고 들어와서 취향에 맞지 않아 실망한 사람들도 있지만 알고 들어왔음에도 생각과 다른 모습에 만족을 못 한 관객들도 제법 된다. 


이 영화는 빅토르 위고의 동명의 원작을 뮤지컬화 한 것을 다시 원작으로 하는 영화이다. 네이버의 책 소개를 보면 "역사, 사회, 철학, 종교, 인간사의 모든 것을 축적한 세기의 걸작"이라는 표현으로 이 책을 수식하고 있다. 페이지 수도 총 24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장편 소설인데 뮤지컬이라는 특성상 이야기가 전개 되는 부분에서의 세세한 설명들은 없다. 원작을 읽지 못해서 함부로 판단하긴 힘들긴 하지만, 원작에 비해 훨씬 듬성듬성한 이야기임에도 원작이 가진 저 메세지들은 충분히 그대로 표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뭐, 그러니 25년이 넘도록 계속 공연되는 최고의 뮤지컬 중 하나이겠지만...


2시간40분이라는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영화는 만족스러웠다. 도입부를 포함한 몇 몇 장면에서 뮤지컬에서는 결코 쓸 수 없는 배경을 보여준 것과 혁명(사실 성공하지 못했기에 혁명이라 표현하긴 그렇지만 앙졸라가 French Revolution이라 했으니 그냥...)의 현장에서의 전투 장면들이 더 사실적으로 표현된 것을 제외하면 영화이기에 쓸 수 있는 효과들은 쓰지않았다. 오히려 뮤지컬과 최대한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많은 장면에서 '현장동시녹음'을 시도했으며 카메라의 움직임도 많지않은편이고 롱테이크 장면도 매우 많다.  <레 미제라블> 뿐만 아니라 다른 뮤지컬들도 본 적이 없어서 감히 함부로 논하지는 못하겠지만, 많이 쓰이진 않았지만 좀 더 사실적인 배경이 쓰였다는 것과, 영화라서 스크린에 보여줄 수 있는 배우들의 얼굴의 클로즈업은 뮤지컬과 비교했을 때 내세울 수 있는 차이점이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전문 뮤지컬 배우들이 아니라서 전반적으로 노래가 뮤지컬에 비해 아쉽다는 평가는 있으나 자베르....를 제외하면 그럼에도 만족스럽다는 평가가 매우 많다. 이는 배우들의 표정 연기가 매우 뛰어나기 때문인데, 판틴의 "I Dreamed a Dream"과 마리우스의 "Empty Chairs at Empty Tables"의 경우 각 배우의 표정연기가 너무 좋아서 감정을 극대화 시켜준다. 


<레 미제라블>의 곡 중에서는 최근에 김연아의 프리 프로그램에서 한 곡을 들어본 것 말고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노래가 참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판틴의 "I Dreamed a Dream"이 최고로 기억에 남는다고 하는데 난 "Do You Hear the People Sing?"과 "Red and Black"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이건 최근 대선의 영향이 매우 큰 듯...)


일단 노래들이 다 좋은데다 배우들이 노래도 잘 하며, 뮤지컬을 즐기는 사람들은 뮤지컬과 다른 점을 찾는 재미에서, 또 뮤지컬을 접해보지 못했던 사람들은 간접적으로나마 뮤지컬을 접해볼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강하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다. 배우들의 좋은 비쥬얼은 덤.




덧1. 아니 헐리웃 배우들은 왜 이리 노래를 잘 하는걸까...

덧2. 아오 자꾸 서갑숙씨가 생각나잖아;;;

덧3. 마리우스 토레스 닮음...

덧4. 극중의 항쟁은 1832년 6월의 작은 항쟁. 잘 알려진 프랑스 혁명은 1789년이고 1830년과 1848년에도 혁명이 있었다. 마리우스와 앙졸라, 그리고 동료들의 항쟁은 안타깝지만 왕정에 의해 진압된 실패한 작은 항쟁이다.

덧5. 두 번 보면서 두 번 다 장례식 장면에서 뜬금없이 울컥했다. Do you hear the people sing? Singing a song of angry men? It is the music of a people who will not be slaves again!............. 우리는 성난 민중도 없었고, 다시는 노예가 되기 싫은 민중도 없었나보다...

덧6. 난 새벽 네시반이 넘은 지금시간에 왜 이걸 쓰고있는가............

'영화 >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이프 오브 파이  (0) 2013.01.09
대학살의 신  (0) 2013.01.05
호빗 - 뜻 밖의 여정  (0) 2012.12.14
늑대 아이  (0) 2012.10.08
대략 한 달 동안 본 영화들 종합.  (2) 2012.06.25
Posted by Rorschach
:

다른 사람들은

일상 2012. 12. 14. 00:58 |

다른 사람들은 평생 한 번도 마주하기 힘들 것 같은 상황에서 오는 기분을 9년만에 다시 느낀다는건 상당히 안좋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설.  (0) 2013.01.10
세상에서 제일 잘못된 말 중 하나  (0) 2013.01.07
으잌  (0) 2012.10.16
Violet 우정호  (0) 2012.08.25
전부 다..  (1) 2012.07.02
Posted by Rorschach
:


IMAX HFR 3D. 이번에 관람한 호빗의 상영 포맷이다. 아이맥스랑 3D는 이미 유명하니 HFR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High Frame Rate의 약자로, 초당 48프레임으로 영상을 재생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 영화들이 24프레임이었으니 딱 두 배, 즉 다른 영화들에 비해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에 한 프레임이 더 들어있다는 말이다.

영화의 상영 포맷이 왜 24프레임이냐에 대해서는 나도 자세히 모르고, 아는 정도만 설명한다해도 복잡하다. 하지만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 한 가지의 이유는 바로 '필름값'이다. 동일한 시간의 촬영을 할 때 프레임수가 늘어나면 필름값은 그에 비례해서 늘어나게 되어있다. 즉, 어차피 24프레임이면 인간의 눈은 연속된 영상으로 느끼는데 돈을 더 써서 높은 프레임으로 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디지털 시대로 넘어온 지금 굳이 24프레임을 고수할 이유는 없었다. 물론 프레임이 늘면 처리 용량도 더 많이 필요할테니 제작비는 어느정도 상승하겠지만 그 상승량이 필름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렇다면 왜 디지털의 시대에 와서도 24프레임을 고수했던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그냥 그래왔었으니까'가 정답이 아닐까 싶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어차피 24프레임이면 연속된 영상으로 인식하는데 굳이 프레임을 늘릴 필요가 없었던 것.


그런데 11년만에 다시 중간계의 이야기를 들고 돌아온 피터 잭슨 감독은 HFR을 들고나왔다. 실로 놀라웠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반지의 제왕 삼부작을 완성시킨 그 장본인인 피터 잭슨이 새롭게 내세운 무기이다. <다크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 이후로 아이맥스 포맷의 놀라움을 사람들이 깨달았고, <아바타 Avatar, 2009>로 3D라는 새로운 영상기술에 눈을 떴다. 당분간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을 것만 같았던 기술적 측면에 피터 잭슨은 또 다른 새로운 시도를 가져온 것이다.


HFR 개봉을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많이 다를까?' 하는 것이었다. 어차피 24프레임에서도 끊어지는 것을 느낄 수 없는데 더 높인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연회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반대의 내용이었다. 너무 다큐멘터리 같다던가, 너무 사실적이라던가 하는 이야기들이 나왔다. (사실적이라는 말 앞에 '매우'가 아닌 '너무'를 붙인 이유는 실제 저 우려가 사실적이어서 좋다는 의미가 아니라 좀 '지나치다'라는 느낌을 말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러한 우려들도 있었고, 언론에서 소수의 사람들은 HFR상영에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했다는 내용도 보도되었다.


자 그럼 직접 느껴본 HFR은 어땠을까? 

다른 말 다 필요없이 간단하게 '매우 좋았다.' 라고 말할 수 있다. 좀 과장을 섞자면, 눈 앞에 스크린이 아니라 실제 캐릭터와 실제 배경이 놓여져 있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또한 후반부의 빠른 전개의 전투장면에서 HFR은 발군의 효과를 보여주는데, 화면에서의 매우 빠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게 영상이 진행된다. 빠른 액션 장면에서 눈의 피로를 자주 느끼던 사람이 호빗을 보면서는 전혀 피로하지가 않았다고도 한다. 

화질 또한 매우 뛰어나다. 호빗은 이미 <컨테이젼 Contagion, 2011>과 <언더월드4: 어웨이크닝 Underworld: Awakeniing, 2012>에서 느꼈었던 Red Epic 카메라의 위엄을 새삼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참고로 Red Epic 카메라의 결과물은 리마스터링 과정 없이도 디지털 아이맥스의 해상도를 충분히 만족시킨다. 3D 효과는, 혹자는 '아바타 이후 최고'라 평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역대 3D 영화 중 최고라고 생각한다. <아바타>의 3D 효과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지만 사실 '실제'라기 보다 'CG' 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다. 하지만 호빗의 경우 CG 티가 전혀 나지 않으면서도 놀랍도록 뛰어난 3D효과를 보여준다. 

즉, 전체적으로 영상의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최고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2001년에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줬던 골룸은 호빗에 와서는 그냥 눈 앞에 진짜 골룸이 있는 것 처럼 느껴질 정도로 자연스럽고 사실적이었다.




아래는 내용에 대한 감상기이니 당연히 스포일러가 있음;;;


이렇게 기술적 측면은 넘어가고 영화 자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자.

호빗은 반지의 제왕 삼부작의 주인공인 프로도의 삼촌 빌보 배긴스의 이야기이다. 처음에 2부작으로 제작된다던 영화는 결국 3부작이 되었고 이 부분에서 많은 우려가 나왔다. 원작 소설 '호빗'은 대서사시라고 표현할 수 있는 '반지의 제왕'과 달리 페이지수가 상대적으로 약 1/4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동화였기 때문이다. 500페이지 분량의 동화를 총 8~9시간의 영화로 만든다는 자체에 이야기가 늘어질 것에 대한 우려였다. 실제로 영화가 공개된 후 해외의 평들 중에서 상당수가 '지루함'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물론 다들 전반부의 지루함을 이야기했고 후반부는 좋다고들 했지만.


덕분에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는 생각일 미리 하고가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가 없었다. 물론 초반의 식사장면은 사람에 따라 충분히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는 장면이지만 13명의 난쟁이 캐릭터에 대한 성격들을 어느정도 파악하게 해 주는 역할과 함께 난쟁이들 자체의 특성이 어떤지에 대해서도 가장 늘어지지 않는 방법으로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정이 시작 된 이후에는 <반지원정대>처럼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이 지속적으로 펼쳐져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후반의 고블린과의 싸움, 오크와의 싸움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


물론 아쉬운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극의 중심이 되는 '소린'의 매력이 '아라곤'에 못 미친다. 카리스마는 충분한데 성격이 보로미르와 더 가까워서 간혹 극중 간달프가 느꼈던 것 같은 답답함을 느꼈다.

둘째, 간달프를 제외하고 빌보 배긴스 포함 14명이나 되는 일행이 나오는데 <반지원정대>와 달리 개개인에게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이 별로 없다. 일단 요정과 드워프, 인간과 호빗이라는 다양한 조합을 보여줬던 <반지원정대>와 비교해 호빗 한 명과 드워프 13명이라는 구성이기 때문에 외형적인 개성이 크게 줄었다. 또한 대부분의 전투가 '도망'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아라곤'이나 '레골라스'가 보여줬던 활약을 보일 수 있는 캐릭터가 없었던 것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얼굴도 잘 생기고 활을 주 무기로 하는 '킬리'의 경우 어느 정도 '레골라스'의 역할을 부여한 것 같긴 한데 활약할 시간이 너무 적었다.


그리고 변명아닌 변명을 대신 해 보자면, 반지의 제왕과 비교하여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지금 시점에 11년전의 그 놀라움을 사람들에게 다시 선사하려면 반지의 제왕을 훨씬 뛰어넘는 영화가 나와야한다. <반지원정대>에 사람들이 경탄을 보냈던 것은 이야기 자체가 충분히 재밌기도 했었지만,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뛰어는 화면묘사였으니까 말이다.

반면 반지의 제왕이 있었기에 가질 수 있는 장점 또한 적지않다. 여왕님 및 엘론드, 그리고 골룸까지 짧은 등장이지만 인상적일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반지의 제왕이 있었기 때문이고 익숙한 음악들 만으로도 예전의 기억을 되살려주며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호빗- 뜻 밖의 여정>은 새로운 3부작의 더 할 나위 없는 좋은 시작이었다.

주말엔 간만에 <반지원정대>를 봐야겠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들.

1. 빌보의 집에서 난쟁이들이 불렀던 노래. 첫 번째 예고편에도 나왔던 노래이다. 엔딩 크레딧 때에도 다시 나오는데 목소리가 영화 내에서의 난쟁이들의 목소리가 훨씬 잘 어울리는 노래였다.

2. 10년이 지나도 변치않는 여왕님. 영화 상영이 끝나고 상영관을 나서는데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고있던 한 여자가 온몸으로 여왕님을 찬양(?)하는 모습을 봤다;;

3. 골룸! 골룸! 이건 더 이상 CG가 아니다;;;


베네딕트 컴퍼배치의 "스마우그"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것은 아쉬웠다. 하지만 네크로멘서 목소리로 잠시 나왔다.....











ps. 호빗 상영 전 특별 예고편 상영으로 <다크니스 Star Trek Into Darkness, 2013>의 9분 영상을 볼 수 있었다. (이제 찾아보니 놀랍게도(?) 스타트렉 속편의 국내 제목이 '다크니스'로 확정된 듯 하다.)

소감? 오오 스타트렉!!!!!

그러고보니 호빗에서 (거의) 못 들은 홈즈의 목소리를 스타트렉 영상에서 많이 들었다;;;






'영화 >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학살의 신  (0) 2013.01.05
레 미제라블  (0) 2012.12.26
늑대 아이  (0) 2012.10.08
대략 한 달 동안 본 영화들 종합.  (2) 2012.06.25
킹 메이커, 데인저러스 메소드, 다크 섀도우, 멜랑콜리아  (0) 2012.05.24
Posted by Rorschach
:
뭔가 엄청난 작품이 하나 등장할 기세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웅 캐릭터는 아닐지라도 '가장 유명한' 영웅 캐릭터라는 것에 이견을 낼 사람은 없을 강철의 사나이 "슈퍼맨"이 돌아온다. 슈퍼맨이라는 말 자체가 거의 고유명사처럼 쓰일 정도니이 얼마나 유명한 캐릭터인지는 따로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이다. 하긴, 사실 의상이...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의상이긴 하다.

슈퍼맨은 지금까지 극장용 영화로는 총 다섯 편이 만들어졌다. 
1979년에 리처드 도너 감독의 <슈퍼맨 Superman>을 시작으로 1981년, 1983년 리처드 레스터 감독의 <슈퍼맨2 Superman II>, <슈퍼맨3 Superman III>, 1987년에 시드니 J. 퓨리 감독의 <슈퍼맨4-최강의 적 Superman IV: The Quest for Peace>이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으로 만들어졌다. *<슈퍼맨 2>는 실제로는 리처드 도너가 대부분을 촬영한 상태에서 하차했고 이어받은 리처드 레스터 감독이 나머지를 촬영해 편집했다.
하지만 시리즈가 지속될수록 흥행은 저조했고, 시대가 변함에 따라 사람들은 슈퍼맨의 이야기에 흥미를 잃었다. 이후 배트맨 시리즈도 네 번째 편에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고 DC코믹스의 히어로들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비긴즈 Batman Begins, 2005> 이전 까지 헐리웃에서 멀어졌다. <콘스탄틴 Constantine, 2005>이 먼저긴 하지만 이건 DC 자회사인 Vertigo의 작품이다. 아 물론 2004년의 <캣 우먼 Catwoman>이 있긴 하지만... 이건 없는것으로 치자.

2000년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엑스맨 X-Men>이 등장하고 2002년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Spider-Man>이 만들어지며 영웅들이 등장하는 영화가 다시 시작되었다. '히어로 무비'가 시대를 따라왔고 흥행과 비평 모두를 만족시키기 시작했다. 물론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 1,2편과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1,2편이 많은 시간이 지나도 명작으로 남을 수 있을만큼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공을 본 DC코믹스도 새롭게 영웅을 부활시킬 준비를 했고 <배트맨과 로빈 Batman&Robin>에 이르러 호흡기를 떼어버렸다고 표현해도 될 만큼 멀리가버린 배트맨을 다시 시작시켰다. 

2006년, <배트맨 비긴즈>의 성공에 힘입어 슈퍼맨 또한 귀환(Returns)하게 된다. 엑스맨의 세 번째 이야기를 포기하고 온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슈퍼맨 리턴즈 Superman Returns>를 연출한다. 무엇보다도 화제가 됐던 것은 크리스토퍼 리브와 외모 측면에서 너무도 흡사했던 브랜든 라우스의 슈퍼맨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4억불에 가까운 흥행을 올리긴 했지만 이는 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의 목표에는 한참 모자랐고 2009년에 예정되어있던 속편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가버렸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영화였는데 많은 사람들에게는 그렇지않았나보다. 사실 부동산 투기꾼이 되어버린 렉스루터는 그 카리스마를 못 보여줬고 (무려 케빈 스페이시였음에도!) 큰 임팩트가 없었다. 그럼에도 슈퍼맨의 힘만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슈퍼맨 자체를 보여주었기에 상당히 즐겁게 봤는데 역시 사람들의 기대는 그게 아니었던 것인 듯 하다.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는 당연히 좋았는데 렉스 루터라는 캐릭터에 대한 이미지가 만들어져있지 않았었기에 마음에 들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 이후 본 여러 권의 코믹스를 이전에 먼저 봤다면 나도 실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덕분에 브라이언 싱어는 엑스맨도 망치고 슈퍼맨도 망쳤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브랫 레트너 감독의 <엑스맨-최후의 전쟁 X-Men: The Last Stand, 2006>도 기대치에 한참 못 미쳤기 때문이다.)

그 사이 마블코믹스는 <아이언맨 Iron-Man>을 필두로 어벤져스 프로젝트를 가동시켰고, 결국 엄청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물론 DC코믹스도 다크나이트 3부작이라는, 역사에 남을, 시리즈를 만들어냈지만 3부작으로 완성이 된 이 시리즈는 그 자체가 완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연결이 불가능하다.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 Green Lantern, 2011>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했지만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

새로운 슈퍼맨을 만들기 위해 이런 저런 감독/각본/배우들을 고민하고 고민하던 워너-DC는 결국 크리스토퍼 놀란 제작/잭 스나이더 연출이라는 결정을 한다. 제목은 슈퍼맨의 또 다른 이름 중의 하나인 강철의 사나이 Man of Steel
헨리 카빌이 슈퍼맨/클라크 켄트로 캐스팅되고 에이미 아담스가 로이스 레인으로 캐스팅 됐다. 이 두 주인공의 캐스팅도 우려가 제법 있었고 스틸컷이 몇 장 공개되었을 땐 우려가 더 커지기도 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최근 작품들-특히 <써커 펀치 Sucker Punch, 2011>-의 완성도 또한 우려에 한 몫을 했다.

하지만 티저 예고편의 공개로 뭔가 심상치 않은 것이 나올 기미를 보이더니 이번엔 정말 엄청난 작품이 나올 것만 같은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예고편이 공개되었다. 한 편으로는 <다크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 이후로 히어로 무비들이 너무 어두운쪽으로 가려고 하며 이 예고편의 분위기도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 또 다른 우려도 있긴 하지만 2분 남짓한 짧은 예고편에서 큰 기대를 느낀 사람이 훨씬 많다. 

많은 우려들과 달리 나 개인적으로는 제작자와 감독이 결정된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기대를 해 왔다. <300, 2006>에서 처음 알았던 잭 스나이더 감독의 연출은 적어도 화면에서는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다. 앞서 말했던 <써커 펀치>가 영화 내용을 보면 참... 그렇지만 그럼에도 화면 하나는 눈을 충분히 즐겁게 해 주는 영화였다. 그래서 늘 생각했던 것이 좋은 이야기 혹은 좋은 각본을 연출하는 잭 스나이더 감독이었는데 그것이 실현된 것이다. (비록 자신이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큰 관여를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제작이 크리스토퍼 놀란이며, 다크나이트 시리즈를 함께 완성시킨 놀란과 데이빗 S.고이어의 원안(Story), 데이빗 S.고이어의 각본을 잭 스나이더가 영화로 만든다는 것은 기대 이상의 조합이다. 그리고 현재까지는 나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저스티스리그에 대한 이런 저런 루머들도 나오고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슈퍼맨의 이야기가 펼쳐질지는 모르지만 그런거 다 제쳐두고 멋진 영화가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 1080HD 전체화면 추천. 우측 아래의 캡션사용을 클릭하면 한글자막 사용 가능.


'영화 > 예정작.coming so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울링  (2) 2011.12.19
Posted by Rorschach
:

시간여행

영화/이야기 2012. 10. 16. 23:29 |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타임 머신"이라는 기계는 많은 사람들에게 꿈의 기계일 것이다. 시간이라는 것이 잡을 수도 되돌릴 수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다가올 미래가 어떻게 될 지에 대한 궁금증과, 지나간 과거에 대한 아쉬움이 모두 담겨있는 그런 꿈인 듯 하다. 그런 만큼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하는 이야기는 수도없이 많다. 따로 설명이 필요없이 제목 자체가 시간 여행을 말하는 <백 투 더 퓨쳐> 부터 최근의 <MIB3>와 <루퍼>까지의 많은 영화들. <닥터 후>에서부터 최근 국내 드라마에서 많이 쓰이는 '타임 리프'를 이용한 드라마들. 너무 많아서 다 열거할 수도 없을 정도이다.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는 적어도 지금은 상상속의 일이기 때문에 상상 만큼이나 다양한 방식으로 펼쳐진다. 할머니(할아버지) 패러독스를 고려한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그런 패러독스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단순히 시간만을 움직여다니는 이야기가 그려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시간여행 소재의 이야기의 경우에 가장 중요하게 던져지는 물음은 "과거가 바뀌면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가?"가 아닐까 싶다. 그럼 이러한 시간여행에 대한 다양한 시각(=설정)들을 보자.





1. 과거는 과거고 미래는 미래다. 


토리야마 아키라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만화인 <드래곤볼>의 후반부에는 타임머신이 등장한다. '트랭크스'라는 캐릭터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만화 이야기의 현재 시점)로 온다. 다행히도(?) 그 시점은 아직 자신이 태어나기 전이라서 과거의 자신과 만나진 않지만 매우 '적극적으로' 과거에 개입을 한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과거를 바꾸려고 왔다. 하지만 과거는 그저 과거일 뿐이고 과거가 바뀐 후에도 트랭크스가 다시 돌아간 미래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말하자면 완벽한 평행우주라고나 할까. 소년만화이기도 하니 시간여행의 소재를 단순하게 사용했지만 실제로 이렇다면 초단위, 혹은 그 이하로 수많은 평행우주가 존재하게 될 수도 있다. 게다가 트랭크스가 돌아간 미래가 어쩌면 정확히 자신이 출발했던 그 미래가 아닐지도...






2. 과거의 변화는 미래를 바꾼다.


<터미네이터 The Terminator> 시리즈는 미래를 바꾸기 위해 과거로 특수임무를 부여받은 로봇이 오는 내용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만든 첫 두 편의 영화에서는 과거와 미래와의 관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지만 3편에서의 주지사님;;;의 대사로 부터 과거의 변화가 미래에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왔음을 암시한다. 3편에서 또 한 번 존 코너를 지키기 위해 과거로 온 로봇은 "심판의 날은 늦춰진 것이다" 라는 의미의 대사를 한다. 즉, 2편의 결말을 통해 1997년에 일어났어야 할 심판의 날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좀 더 늦게 결국 기계의 반란이 일어났다는 의미라서 미래가 바뀌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물론, 1,2편의 미래와 3편의 미래가 다르지 않은 미래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즉, 미래가 바뀌거나 혹은 여러개의 평행우주가 존재한다고 볼 수도 있다. (사실 3편의 등장 이후로는 설정에 문제가 확실히 보인다.) 터미네이터의 설정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것은 '사라 코너'의 아들이자 미래 반란군의 리더 '존 코너'의 아버지가 미래에서 온 존재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미래(4편의 현재 시점)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될' 사람을 찾는 특이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다. 4편이 실패를 한 후 속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에릭 브레스 감독의 <나비 효과 The Butterfly Effect, 2004>는 엄밀히 따지면 '시간 여행'을 다룬 이야기는 아니다. 주인공이 자신의 과거로 돌아가지만, 현재의 자신이 직접 가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점의 자신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넓게 보면 과거의 변화에 대해 다루고 있다. 자신의 일기장을 매개체로 어린 시절 자신이 기억을 못 하던 부분으로 돌아가 과거를 바꾸고 그에 따라 미래가 바뀐다. 주인공은 좀 더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차례 새로운 미래(주인공의 현재)를 만들기를 시도한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과거의 자신의 행동을 바꿀 경우 그 미래(주인공의 현재)는 새로운 미래로 바뀐 상태가 된다. 즉, 어떤 갈림길에서 길을 다시 선택 할 경우 이전에 선택되어 연결되었던 줄기는 삭제되고 새로운 선택에 의한 줄기가 완성이 되는 것이다. 이 영화의 경우 '과거의 기억' 속에서는 그 시절의 자신만 존재하므로 패러독스는 비켜갈 수 있다. 참고로 이 영화의 백미는 감독판의 결말.





3. 시간을 넘나드는 줄기가 만들어져도 그 줄기는 하나의 우주의 일부일 뿐이다.


테리 길리엄 감독의 <12 몽키즈 Twelve Monkeys, 1995>에서의 시간 여행은 과거로 간 존재가 아무런 변화를 만들지 못한다. 미래의 환경 오염에 대한 원인을 찾기위한 목적도 있고, 스스로의 자유 의지로 움직이기도 하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은 '있었던' 일이고 또 '있을' 일일 뿐이다. 콜(브루스 윌리스)이 자신의 모습을 깨닫는 순간이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이럴것이다' 라고 생각했었던 것과 너무나도 똑같은 모습으로 영화가 그려져서 현재도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의 하나로 뽑는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생각해도 '자유로운' 시간여행이 가능한 날이 올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시간여행이라는 것을 해 보고 싶긴 하다. 하지만 혹시 언젠가는 가능해지더라도 아마 내가 죽기 전에는 못 보겠지.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인 시간 여행을 해 보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물론 영화든 만화든 소설이든 그게 재미있어야 한다는 중요한 조건이 있긴 하지만.

사실 이제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로 이야기 자체를 참신하게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만큼 많은 이야기들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상상력은 끝이 없으니 새로운 이야기가 또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 추천 시간 여행 이야기 : <12 몽키즈> <루퍼> <나비효과> <시간을 달리는 소녀(애니메이션)>



Posted by Rorschach
:

으잌

일상 2012. 10. 16. 23:11 |



합성이네;;;;;


아 이제 놀랍지도 않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에서 제일 잘못된 말 중 하나  (0) 2013.01.07
다른 사람들은  (0) 2012.12.14
Violet 우정호  (0) 2012.08.25
전부 다..  (1) 2012.07.02
말이 통하지 않으니......  (0) 2012.06.24
Posted by Rorschach
:

늑대 아이

영화/감상 2012. 10. 8. 01:07 |




원래부터 기다렸던 작품은 아니었는데 참 좋은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여러차례 들었었다. 알고보니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작품.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매우 재밌게 보기도 했고, 언뜻 본 포스터의 이미지도 마음에 들어서 꼭 봐야겠다 싶었지만 추석 전에 못봐서 내릴까 걱정이었는데 다행이도 평이 좋아서 그런지 길게 걸려있어서 볼 수가 있었다.


알고있었던 것은 감독 이름과 영화의 제목, 그리고 멀리서 본 포스터가 전부였다. 그래서 제목인 '늑대 아이'가 어떤 의미를 담고있는건지 궁금했었는데 진짜 '늑대인간' 이었다............

일본어 원제가 おおかみこどもの雨と雪(늑대 아이 유키와 아메)로 늑대아이 남매와 엄마 하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마도) 마지막 남은 늑대인간과 사랑에 빠진 하나가 낳은 두 아이의 이름이 바로 유키와 아메이다. 늑대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알려주지도 못한 채 아빠늑대인간(이름이 안나온다;;)은 아메가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나버리고, 남은 셋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야기의 흐름은 크게 특징적이진 않다. 늑대아이라는 등장 자체가 새로운 소재이긴 하지만 일단 그 소재가 사용된 이야기임을 전제로 하면 예상범위 안에 있다는 이야기이다. 심지어 극 전개를 위한 대사건이라 할 만한 것도 없다. 그저 하나와 유키 그리고 아메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그들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끔 흘러간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극에 활력을 넣어주는 것은 유키이다. 특히 두 아이가 유아기일 초중반부는 유키가 정말 귀엽게 나오는데 그 모습들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가치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후반부가 조금은 늘어지는 듯한 느낌도 들면서 전반에 비해 지루한 감이 있는데, 이는 이야기의 흐름 때문이기도 하지만 좀 더 커버린 유키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유키의 유아시절은 한 장면 한 장면이 다 유쾌하다. 


영화의 전체적인 소감은 '행복한 영화'이다. 올 해 본 영화 중에서 가장 기분좋게 본 영화이다. 이렇게 기분 좋게 미소지으며 엔딩크레딧을 맞이하는 느낌도 참 오랜만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추천할 점은 화면이 예쁘다는 것. 초반에 등장하는 별이 빛나는 밤하늘과 중반 이후의 시골 자연의 모습, 그리고심지어 초반의 전철이 지나가는 도시의 밤풍경도. 화면을 보는 즐거움도 충분한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클라이막스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으로 항상 <이웃집 토토로>를 뽑지만, 사실 워낙 어릴 때 봐서 내용도 다 기억이 안난다. 확실치 않은 기억이지만 심지어 자막없이;; 봤었다. 그럼에도 캐릭터와 이미지가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늘 토토로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한다. 다시 보려고 사놓고 아직 안 보고 있는게 문제긴 하지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초속 5센티미터>도 상당히 좋아하는데 이건 사실 극 자체를 좋아한다기 보다 화면을 좋아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일본의 2D 애니메이션 중에서 이야기를 가장 재밌게 봤던 것은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 였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후임으로 지브리를 이끌어갈 인물로 여겨지기도 했는데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작업하다가 불화로 지브리를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하울>은 많은 사람들이 지브리 최악의 작품으로 생각하고 있고 그 이후로도 지브리는 예전같지가 않다. (그런데 사실 난 <하울>을 상당히 괜찮게 봤다. 음악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런 기억을 가지고 있는걸지도 모르지만.) 그렇기에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지브리에 남아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뭐, 그랬다면 <시달소>나 <늑대아이>는 나오지 못했을테니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해야하는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썸머 워즈>를 아직 못 보긴 했지만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작품은 앞으로도 기대하게 될 것 같다.

'영화 >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 미제라블  (0) 2012.12.26
호빗 - 뜻 밖의 여정  (0) 2012.12.14
대략 한 달 동안 본 영화들 종합.  (2) 2012.06.25
킹 메이커, 데인저러스 메소드, 다크 섀도우, 멜랑콜리아  (0) 2012.05.24
어벤져스  (0) 2012.04.29
Posted by Rorschach
:

Violet 우정호

일상 2012. 8. 25. 13:46 |



#

언젠가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에서 테란과 경기를 하는 KT의 프로토스 선수를 봤다. KT의 팬이라 당연히 프로토스 선수를 응원했는데 정말 인간적으로 너무 못했다. 못한다 해도 내가 그 보다 잘 할 수 는 없겠지만 '적어도 저 상황에서는' 내가 마우스를 잡아도 저것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속에서 '저런 것도 프로게이머라고...' 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저 그렇게 사라질 게이머 중 하나가 될 줄 알았다.


Violet[Name] 우정호


얼마 전 프로야구 중계를 보다가 들었던 말 중에 "지금까지 수많은 불펜의 최동원, 불펜의 선동렬이 있었지 않습니까?" 라는 말을 들었다. 즉 실전에서 자기 능력을 얼마나 보일 수 있느냐도 스포츠 선수의 중요한 능력 중의 하나이다. 감독이 미치지 않고서야 연습상황에서도 좋지 못한 선수를 실전에 내보내진 않을테니 말이다. 


박정석과 강민으로 대표되던 KT의 프로토스라인은 이미 예전의 KT가 아니었다. 'T1저그', '웅진테란'과 함께 '케텝토스'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의 수준이었으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 KT프로토스의 유망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기 시작했다. 사실 KT는 많은 경우 완성된 선수들을 영입했던 팀이었는데 새로운 프로토스 라인은 팀 유망주들로부터 완성이 되었다. 그 중심에는, 불과 몇 달 전 프로게이머라고 부를 수나 있을지 의심했던 그 선수가 있었다. 이영호라는 대선수 하나에 의존하던 팀의 숨통이 트이고, 그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팀은 승승장구한다. 결국 오랜 숙원이던 팀단위 리그인 프로리그 파이널(포스트시즌)에서 우승을 한다. 7전4선승으로 치뤄진 09-10시즌 결승에서 KT프로토스는 3승을 거두었고 첫 경기에서의 기선제압을 바로 우정호가 해냈다.


새로 맞이한 10-11 시즌에서 우정호는 여전히 팀의 주축으로 활약을 했다. 웃음에 가식이 보이지 않던 선수였고 비하인드 영상 등에서 보이는 평소의 모습은 모두와 잘 지낼 것 같은 그런 착한 사람이었다.


2011년 1월 27일. 급성 백혈병으로 입원을 하게 된다. 전문 지식이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림프구성 백혈병이라고 했다. 일어날 수 있길 바랐고 또 그럴것이라 생각했지만 불안함 또한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았다.




##

고등학교 동아리 활동은 내 인생에서의 매우 큰 경험이자 자산이었다. 그 동아리의 1년 후배가 하나 있었는데, 참으로 순수하고 착한 녀석이었다. '순박하다'는 표현이 지나치게 잘 어울렸던 녀석이다. 백혈병이었다. 알게 된 시점이 내가 입대를 하기 전이었는지 입대를 한 후였는지 확실히 기억나진 않지만 제대를 하고 5일 후 먼저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처음에 그 말을 다른 후배를 통해 들었을 땐, 내가 제대하기 전 떠난 것을 이제 알려주는 것인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그 날 하늘로 떠난 것이었다. 난 왜 병원을 한 번 찾아가보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왔고 그건 지금도 후회로 남아있다. 

그 후배는 (수술 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중간에 많이 호전되어 일상 생활이 가능할 정도가 되었고 일본 여행도 다녀오고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상태는 어느 순간 다시 급격히 나빠졌고 결국은 돌아오지 못하는 길을 떠나버렸다.




###

우정호 선수가 입원을 하고 몇 달.. 거의 1년이 지나고, 골수이식 수술도 받고 게임도 즐길 정도로 상태가 호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스타2 래더 점수가 좋다는 소식도 돌았다. 엔트리에서도 빼지 않고 늘 같이 있는 것이라 말했던 KT팀, 감독 및 선수들의 바람과 팬들의 응원이 힘이 되었던 것인가 생각을 했다. 그리고 곧 털고 일어날거라고 생각했다.


2012년 여름. 급하게 혈액을 구한다는 글을 봤다. 각종 커뮤니티 및 게임 관련 사이트에 글이 올라오고, 스타리그를 아끼는 가수 박완규씨도 직접 나섰다. 혈액형이 달라 응할 수는 없었지만 마음으로나마 많은 분들이 도와주길 바랐다. 후배 생각이 나면서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크게 나면서도 제발 다시 호전되길 바랐다. 하지만 많은 팬들과 관계자들의 응원에도 불구하고 2012년 8월 23일, 너무나도 아까운 나이에 모든 것을 놓고 하늘로 떠났다.


아침에 일어나서 부고 소식을 보고 참 많이 슬펐다. 1988년 9월 30일생. 만 23세. 우정호 선수를 많이 응원했던 팬이기에 안타까움이 컸고, 거기에 먼저 보낸 후배의 생각이 겹쳐져서 안타까움은 배가됐다. 둘 다 비슷한 나이에 같은 병으로 떠나갔다. 아직 제대로 펴보지도 못한 나이에...


언젠가 늘 괜찮다고 하던 우정호 선수가 진심이 느껴질 정도로 힘듦을 토로했던 트윗이 생각이 났다.

힘들었던 것 잊고, 프로게이머로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멋지게 선수생활을 했던 기억만 가지고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른 사람들은  (0) 2012.12.14
으잌  (0) 2012.10.16
전부 다..  (1) 2012.07.02
말이 통하지 않으니......  (0) 2012.06.24
...  (1) 2012.05.22
Posted by Rorschach
:



아마 주말의 영화로 봤던 듯 하다. 그래서 내 기억속에는 영화의 이야기도 잘 기억이 안난다. 당시엔 떠오르는 신예였으며 지금은 헐리웃 최고의 배우 중 한 명인 톰형이 나오고,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전투기라고 생각하는 톰캣이 나온 그 영화라는 정도. 그래도 내 또래 이상이라면 적어도 제목은 알고 있을 영화인 <탑 건>의 감독인 토니 스콧이 세상을 떠났다.


사실 '내 기억 속의 토니 스콧'이라는 말을 쓸 만큼 토니 스콧 감독의 영화를 많이 본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기억도 잘 나지 않는 <탑 건>과 함께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맨 온 파이어>, <데자뷰>, <언스토퍼블> 정도 뿐이다. 개인적인 선호도는 그의 형인 '리들리 스콧'을 더 선호한다. 하지만 봤던 영화는 모두 매우 만족스러웠었다. 감독의 모든 영화는 아닐지라도 내가 본 영화들의 공통점은 "속도감"이었다. 그리고 그 엄청난 속도감과 함께 따라오는 "긴장감". 이 두 가지를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방법을 매우 잘 아는 감독이었다. 





나에게 토니 스콧은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하나 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감독이다. 사실 1998년의 이 영화를 어떤 경로로 봤는지는 전혀 기억이 안난다. 중학생이던 당시 극장을 찾았던 것도 아니고, 당시에 비디오 가게에서 선택을 했을 것 같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마도 TV를 통해서일텐데 "윌 스미스"라는 배우 때문에 화면 앞에 붙어서 봤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 영화의 경우 개인적으로 마이클 베이의 <더 록>, <아마겟돈>과 함께 보고 또 봐도 재미있는 영화 탑3로 늘 뽑곤 하는데, 그 만큼 빠른 전개로 두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지루함이 전혀 없는 영화이다. 케이블 영화 채널을 돌리다가 영화가 하고 있는 것을 봤을 때, 영화의 어떤 시점이더라도 그 때 부터 그냥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나 할까.

물론 영화를 볼 당시에는 진 해크만 조차도 잘 몰랐으니 감독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다. 감독이 토니 스콧이라는 것은 맨 온 파이어를 인상깊게 본 후였다. 그제서야 당시에 가장 재밌게 본 영화를 뽑을 때 항상 상위권에 올렸던 영화의 감독이 누군지 알았었다. 그리고 그 하나만으로 토니 스콧이라는 이름은 영화를 선택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되었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그의 영화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이번 주말에는 꼭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벌써 몇 년 전에 사 두고도 아직 뜯지 않은 <더 팬>을 봐야겠다.











'영화 >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 개봉 영화 관람 결산.  (5) 2013.01.01
시간여행  (1) 2012.10.16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2  (1) 2012.06.01
어벤져스를 위한 복습  (0) 2012.04.25
안드로메다 공주의 시녀  (0) 2012.03.06
Posted by Rorschach
:

전부 다..

일상 2012. 7. 2. 01:20 |

전부 다 그만두고싶어지는 새벽이다.


난 뭘 하고 있는건지.


그래도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정신차려보자.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으잌  (0) 2012.10.16
Violet 우정호  (0) 2012.08.25
말이 통하지 않으니......  (0) 2012.06.24
...  (1) 2012.05.22
나가수 시즌2  (0) 2012.05.06
Posted by Rorscha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