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엄청난 작품이 하나 등장할 기세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웅 캐릭터는 아닐지라도 '가장 유명한' 영웅 캐릭터라는 것에 이견을 낼 사람은 없을 강철의 사나이 "슈퍼맨"이 돌아온다. 슈퍼맨이라는 말 자체가 거의 고유명사처럼 쓰일 정도니이 얼마나 유명한 캐릭터인지는 따로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이다. 하긴, 사실 의상이...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의상이긴 하다.

슈퍼맨은 지금까지 극장용 영화로는 총 다섯 편이 만들어졌다. 
1979년에 리처드 도너 감독의 <슈퍼맨 Superman>을 시작으로 1981년, 1983년 리처드 레스터 감독의 <슈퍼맨2 Superman II>, <슈퍼맨3 Superman III>, 1987년에 시드니 J. 퓨리 감독의 <슈퍼맨4-최강의 적 Superman IV: The Quest for Peace>이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으로 만들어졌다. *<슈퍼맨 2>는 실제로는 리처드 도너가 대부분을 촬영한 상태에서 하차했고 이어받은 리처드 레스터 감독이 나머지를 촬영해 편집했다.
하지만 시리즈가 지속될수록 흥행은 저조했고, 시대가 변함에 따라 사람들은 슈퍼맨의 이야기에 흥미를 잃었다. 이후 배트맨 시리즈도 네 번째 편에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고 DC코믹스의 히어로들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비긴즈 Batman Begins, 2005> 이전 까지 헐리웃에서 멀어졌다. <콘스탄틴 Constantine, 2005>이 먼저긴 하지만 이건 DC 자회사인 Vertigo의 작품이다. 아 물론 2004년의 <캣 우먼 Catwoman>이 있긴 하지만... 이건 없는것으로 치자.

2000년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엑스맨 X-Men>이 등장하고 2002년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Spider-Man>이 만들어지며 영웅들이 등장하는 영화가 다시 시작되었다. '히어로 무비'가 시대를 따라왔고 흥행과 비평 모두를 만족시키기 시작했다. 물론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 1,2편과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1,2편이 많은 시간이 지나도 명작으로 남을 수 있을만큼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공을 본 DC코믹스도 새롭게 영웅을 부활시킬 준비를 했고 <배트맨과 로빈 Batman&Robin>에 이르러 호흡기를 떼어버렸다고 표현해도 될 만큼 멀리가버린 배트맨을 다시 시작시켰다. 

2006년, <배트맨 비긴즈>의 성공에 힘입어 슈퍼맨 또한 귀환(Returns)하게 된다. 엑스맨의 세 번째 이야기를 포기하고 온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슈퍼맨 리턴즈 Superman Returns>를 연출한다. 무엇보다도 화제가 됐던 것은 크리스토퍼 리브와 외모 측면에서 너무도 흡사했던 브랜든 라우스의 슈퍼맨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4억불에 가까운 흥행을 올리긴 했지만 이는 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의 목표에는 한참 모자랐고 2009년에 예정되어있던 속편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가버렸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영화였는데 많은 사람들에게는 그렇지않았나보다. 사실 부동산 투기꾼이 되어버린 렉스루터는 그 카리스마를 못 보여줬고 (무려 케빈 스페이시였음에도!) 큰 임팩트가 없었다. 그럼에도 슈퍼맨의 힘만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슈퍼맨 자체를 보여주었기에 상당히 즐겁게 봤는데 역시 사람들의 기대는 그게 아니었던 것인 듯 하다.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는 당연히 좋았는데 렉스 루터라는 캐릭터에 대한 이미지가 만들어져있지 않았었기에 마음에 들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 이후 본 여러 권의 코믹스를 이전에 먼저 봤다면 나도 실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덕분에 브라이언 싱어는 엑스맨도 망치고 슈퍼맨도 망쳤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브랫 레트너 감독의 <엑스맨-최후의 전쟁 X-Men: The Last Stand, 2006>도 기대치에 한참 못 미쳤기 때문이다.)

그 사이 마블코믹스는 <아이언맨 Iron-Man>을 필두로 어벤져스 프로젝트를 가동시켰고, 결국 엄청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물론 DC코믹스도 다크나이트 3부작이라는, 역사에 남을, 시리즈를 만들어냈지만 3부작으로 완성이 된 이 시리즈는 그 자체가 완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연결이 불가능하다.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 Green Lantern, 2011>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했지만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

새로운 슈퍼맨을 만들기 위해 이런 저런 감독/각본/배우들을 고민하고 고민하던 워너-DC는 결국 크리스토퍼 놀란 제작/잭 스나이더 연출이라는 결정을 한다. 제목은 슈퍼맨의 또 다른 이름 중의 하나인 강철의 사나이 Man of Steel
헨리 카빌이 슈퍼맨/클라크 켄트로 캐스팅되고 에이미 아담스가 로이스 레인으로 캐스팅 됐다. 이 두 주인공의 캐스팅도 우려가 제법 있었고 스틸컷이 몇 장 공개되었을 땐 우려가 더 커지기도 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최근 작품들-특히 <써커 펀치 Sucker Punch, 2011>-의 완성도 또한 우려에 한 몫을 했다.

하지만 티저 예고편의 공개로 뭔가 심상치 않은 것이 나올 기미를 보이더니 이번엔 정말 엄청난 작품이 나올 것만 같은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예고편이 공개되었다. 한 편으로는 <다크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 이후로 히어로 무비들이 너무 어두운쪽으로 가려고 하며 이 예고편의 분위기도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 또 다른 우려도 있긴 하지만 2분 남짓한 짧은 예고편에서 큰 기대를 느낀 사람이 훨씬 많다. 

많은 우려들과 달리 나 개인적으로는 제작자와 감독이 결정된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기대를 해 왔다. <300, 2006>에서 처음 알았던 잭 스나이더 감독의 연출은 적어도 화면에서는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다. 앞서 말했던 <써커 펀치>가 영화 내용을 보면 참... 그렇지만 그럼에도 화면 하나는 눈을 충분히 즐겁게 해 주는 영화였다. 그래서 늘 생각했던 것이 좋은 이야기 혹은 좋은 각본을 연출하는 잭 스나이더 감독이었는데 그것이 실현된 것이다. (비록 자신이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큰 관여를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제작이 크리스토퍼 놀란이며, 다크나이트 시리즈를 함께 완성시킨 놀란과 데이빗 S.고이어의 원안(Story), 데이빗 S.고이어의 각본을 잭 스나이더가 영화로 만든다는 것은 기대 이상의 조합이다. 그리고 현재까지는 나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저스티스리그에 대한 이런 저런 루머들도 나오고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슈퍼맨의 이야기가 펼쳐질지는 모르지만 그런거 다 제쳐두고 멋진 영화가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 1080HD 전체화면 추천. 우측 아래의 캡션사용을 클릭하면 한글자막 사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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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링  (2) 2011.12.19
Posted by Rorsch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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