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코믹스의 거대 프로젝트인 <어벤져스>가 드디어 개봉했다. 그런 의미에서 '난 어벤져스가 뭔지 잘 몰라' 라는 사람들을 위한 간단 복습을 해 보자. 사실 마블이 만든 어벤져스가 등장하는 거대한 세계관을 다 설명하기엔 나도 그다지 아는 바가 없고, 안다해도 짧게 설명할 분량도 아니다. 게다가 영화가 원작의 설정을 토대로 하긴 하지만 영화를 위한 각색을 거치므로 굳이 원작 코믹스를 모두 알 필요도 없다. 그러니 어디까지나 지금까지 개봉했던 영화를 중심으로 주요 인물들을 짚어보자.


어벤져스란 무엇인가? 간단하게 말해서 히어로들의 팀이다. 이번 영화에서 등장하는 주요 어벤져스 팀원은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헐크, 블랙 위도우, 호크 아이 6명이다. 여섯 영웅들 중 블랙 위도우와 호크 아이를 제외한 넷은 각각의 독립적인 영화가 이미 제작/개봉 되었었다. 마블의 대 프로젝트의 서막을 알린(시작점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의 간보기...)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인크레더블 헐크>, <아이언맨2>, <토르>, <퍼스트 어벤져>가 순서대로 개봉을 해서 총 다섯 편의 영화가 나왔다. 블랙 위도우의 경우 <아이언맨2>에서 제법 비중있게 소개가 되었으며, 호크 아이의 경우 <토르>에서 매우매우 잠시 등장한다.


영화의 제작 순서는 위와 같지만 실제 어벤져스 세계관의 시간대별로 생각을 해 보면

<퍼스트 어벤져> - <아이언맨> - <아이언맨2> - <인크레더블 헐크> / <토르> 

가 된다. 헐크와 토르의 전후관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마블은 아마 <아이언맨>을 던져보고 그 반응에 따라 대 프로젝트를 시작할지 말지 결정할 계획이었을 듯 하다. 어찌되었든 마블이 직접 만든 첫 작품은 대 히트를 기록하게 되고, <인크레더블 헐크>의 개봉 즈음 자신들의 플랜을 공개했다. 그리고 그 계획이 잘 이루어지며 결국 <어벤져스>라는 첫 번째 올스타전이 완성이 되었다.


프로젝트를 알리던 화면. 환호성이 장난이 아니었다. 이 화면이 공개될 당시만 해도 제법 먼 미래로 느껴졌는데 벌써 어벤져스의 개봉이라니;;





아이언맨 / 아이언맨2


  적어도 현 시점 국내에서는 마블 최고의 인지도를 가진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어벤져스를 모르는 사람들도 높은 확률로 아이언맨은 알고있다. <아이언맨>은 마블이 자신들의 스튜디오에서 직접 제작한 첫 번째 영화인데, 전 세계적으로 큰 흥행 수익을 올렸으며 작품 자체도 (존 파브로 감독의 고질적인 문제가 나타나긴 하지만) 매우 잘 만들어져있다. 아무튼 이 영화의 성공으로 마블은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아이언맨 성공의 첫 번째 요인은 로버트 다우니 Jr.의 토니 스타크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 능청스러운 자유분방한 히어로의 표현이라니. 결국 어벤져스까지 이어진 현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심이 될 뿐 아니라 가장 큰 공로를 세운 사람이 로버트 다우니 Jr.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자신도 <아이언맨>의 성공을 바탕으로 매우 많은 것을 얻었다.


<아이언맨2>는 많은 관객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작품이다(물론 재밌게 본 사람들도 많다). 다른 이유 다 제쳐두고, 어벤져스를 위한 떡밥이 너무 과도하게 살포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거 제외하더라도 영화 자체가 전편에 비해 실망스러웠다.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장면이 Mark.5가 공개되는 영화 극초반의 모나코GP였으니...... 게다가 지나치게 어벤져스를 위한 장면들이 많았음에도 블랙 위도우의 확약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크게 주는 정보도 없다.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인 하워드 스타크가 이미 쉴드의 창설 중심인물이었었다는 것 정도.


<아이언맨>에서 부터 쉴드의 중요 인물인 콜슨 요원이 등장하며, 크레딧 쿠키에 닉 퓨리도 등장한다. <아이언맨2>에서도 콜슨 요원은 계속 등장하며 닉 퓨리 또한 영화의 전면에 드러난다. 그리고 중요한 인물인 나타샤 로마노프(블랙 위도우)가 소개된다.





인크레더블 헐크


화가나면 녹색괴물로 변하는 두 얼굴의 사나이. 헐크 자체는 오래전 <두 얼굴의 사나이>라는 외화로도 개봉된적이 있고 이안 감독의 2003년작 <헐크>도 있어서 익숙한 캐릭터일 것이다. 하지만 영화 자체는 어벤져스 프로젝트에서 조금은 멀어진 느낌이 드는데, 아마 이 영화의 개봉 당시에는 어벤져스 프로젝트가 대략적인 방향만 잡혀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 "헐크"인 브루스 배너 박사는 감마선 연구에 스스로를 실험대상으로 이용했다가 분노하게 되면 녹색거인으로 변하는 몸이 되어버린다. 이는 슈퍼솔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던 연구로 연구 자체는 캡틴 아메리카를 탄생시켰던 슈퍼솔져 프로젝트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어찌되었든 실험은 원치않는 방향의 결과를 도출했고, 헐크로 변하고 난 뒤의 일은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브루스 배너 박사는 자신을 숨기게 되고 '치료법'을 찾는다. 하지만 당연히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계기가 만들어지고, 헐크를 잡으려고 하다 탄생한 또 다른 괴물 "어보미네이션"과 싸워서 이기게 된다. 이 때 쯔음 헐크인 상태에서도 브루스 배너의 기억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아무튼 또 다시 떠나게 된다. 그리고 더 이상 치료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헐크의 모습으로도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도록 수련하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난다.


예고편에서 브루스 배너 박사는 외딴 오두막에 살고있는 모습을 잠시 볼 수 있는데 아마 아직 은둔생활 중인 상태일 것이다. 그리고 몇 몇 장면에서 미루어보아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는 정도에 도달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헐크의 아쉬운점은 배우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에드워드 노튼의 브루스 배너는 매우 잘 어울렸었는데 이런 저런 문제들로 결국 배우가 마크 러팔로로 교체가 되었다. 어떤 배우가 연기를 더 잘하고, 더 잘 어울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같은 역할을 다른 배우가 한다는 자체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토르


어벤져스 프로젝트가 공개되었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우려했던 캐릭터이다. 사실 아이언맨 부터가 이미 만화같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관객들은 영화에서 '현실성'을 찾는다. 문제는 "토르"라는 이 캐릭터가 북구신화를 모티브로 한 아스가르드의 신이라는 것이다. 과학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던 <아이언맨>과 <인크레더블 헐크>와 비교해 너무도 다른 방향으로 가 버릴 수가 있는데 마블은 이 부분을 교묘하면서도 적절하게 잘 변형을 시켰다. 아스가르드는 신들의 도시가 아니라 이 우주 어딘가의 또 다른 곳이다. 즉, 토르는 신이 아니라 과학이 지구에 비해 극도로 발달한 곳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토르에서는 콜슨 요원의 등장만으로 어벤져스와의 연관성을 유지시킨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본 스토리 자체는 어벤져스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어벤져스를 생각했기에 토르의 활약 자체가 좁은 영역으로 한정될 수 밖에 없었던 점은 아쉽다. 시간상 이미 아이언맨이 출현한 이후이기 때문에 전지구적 위기를 불러올 수도 없었고 토르 홀로 그것을 해결하게 만들 수도 없었다. 그래서 스케일 측면에서 아쉬워 하는 관객들도 제법 있었다.


하지만 어벤져스를 위한 포석으로서 토르가 매우 중요한 이유는 바로 악역 "로키"의 존재 때문이다. 형과의 싸움 끝에 우주공간으로 떨어졌던 로키는 토르의 크레딧쿠키에서 재 등장을 암시하는데 역시 어벤져스의 메인 빌런으로 등장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톰 히들스톤의 로키가 매우 마음에 들었었기에 또다시 등장하는 로키가 매우 반갑다.


영화의 크레딧 쿠키에는 테서렉트(코스믹 큐브 : 국내 번역에서는 '큐브'로 통일)가 등장하며, 로키 또한 등장해 어벤져스의 시작이 어떻게 될 것인지 가볍게 맛만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 초반부에 호크 아이가 매우 잠시 등장한다. 







퍼스트 어벤져


국내에는 그냥 퍼스트 어벤져로 개봉을 했지만 원래 제목은 "캡틴 아메리카"이다. 코스츔만 딱 봐도 "아메리카"이지않은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슈퍼솔져 프로젝트의 첫 대상이 된 스티브 로저스가 주인공이며, 결국 멋진 미국대장!이 된 후 세계를 구하고 남극에 떨어져 얼음속에 갇히게 된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 다시 발견되어 어벤져스의 일원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성격 자체가 정의감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는 캐릭터이며 이름처럼 대장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 마블 코믹스에서도 언제나 어벤져스의 중심인물.


어벤져스 영화 자체와 직접적으로 관련될 정보들을 많이 준 것은 아니지만, 하워드 스타크가 쉴드의 모체가 되는 기관에서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앞서 말했듯이 정의감 넘치는 스티브 로저스의 성품을 잘 보여준다. 캡틴 아메리카의 경우 신체적인 조건이 매우 뛰어나지만 사실 그 것 뿐이다. 아이언맨 처럼 특수 무기로 무장한 것도, 헐크 처럼 변신을 하는 것도, 토르 처럼 신의 힘을 가진 것도 아니다. 캡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모든 것을 막아낼 수 있는" 방패 하나가 전부이다. 하지만 역시 캡틴의 힘은 강한 신체보다도 더 강력한 리더쉽이다. 


토르의 크레딧 쿠키에 등장했던 테서렉트가 영화의 중요 아이템이며, 나치 휘하의 레드 스컬(휴고 위빙)이 테서렉트의 무한한 에너지를 이용해 만든 히드라 군단이 주요 적으로 나온다.








이전 작품들을 하나도 안 봤더라도 위에서 간략히 한 설명 정도만으로도 무리없이 어벤져스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어벤져스를 보기 위한 가장 좋은 조건인 다섯 작품을 모두 본 후에 보는 것이다. 만일 저 작품들 중에서 몇 개만 골라서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 <아이언맨>과 <토르>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 다음으로 <퍼스트 어벤져>. 나머지 두 작품은 굳이 애써 시간을 내서 볼 만큼 어벤져스를 감상하는데 꼭 필요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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