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아이

영화/감상 2012. 10. 8. 01:07 |




원래부터 기다렸던 작품은 아니었는데 참 좋은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여러차례 들었었다. 알고보니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작품.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매우 재밌게 보기도 했고, 언뜻 본 포스터의 이미지도 마음에 들어서 꼭 봐야겠다 싶었지만 추석 전에 못봐서 내릴까 걱정이었는데 다행이도 평이 좋아서 그런지 길게 걸려있어서 볼 수가 있었다.


알고있었던 것은 감독 이름과 영화의 제목, 그리고 멀리서 본 포스터가 전부였다. 그래서 제목인 '늑대 아이'가 어떤 의미를 담고있는건지 궁금했었는데 진짜 '늑대인간' 이었다............

일본어 원제가 おおかみこどもの雨と雪(늑대 아이 유키와 아메)로 늑대아이 남매와 엄마 하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마도) 마지막 남은 늑대인간과 사랑에 빠진 하나가 낳은 두 아이의 이름이 바로 유키와 아메이다. 늑대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알려주지도 못한 채 아빠늑대인간(이름이 안나온다;;)은 아메가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나버리고, 남은 셋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야기의 흐름은 크게 특징적이진 않다. 늑대아이라는 등장 자체가 새로운 소재이긴 하지만 일단 그 소재가 사용된 이야기임을 전제로 하면 예상범위 안에 있다는 이야기이다. 심지어 극 전개를 위한 대사건이라 할 만한 것도 없다. 그저 하나와 유키 그리고 아메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그들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끔 흘러간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극에 활력을 넣어주는 것은 유키이다. 특히 두 아이가 유아기일 초중반부는 유키가 정말 귀엽게 나오는데 그 모습들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가치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후반부가 조금은 늘어지는 듯한 느낌도 들면서 전반에 비해 지루한 감이 있는데, 이는 이야기의 흐름 때문이기도 하지만 좀 더 커버린 유키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유키의 유아시절은 한 장면 한 장면이 다 유쾌하다. 


영화의 전체적인 소감은 '행복한 영화'이다. 올 해 본 영화 중에서 가장 기분좋게 본 영화이다. 이렇게 기분 좋게 미소지으며 엔딩크레딧을 맞이하는 느낌도 참 오랜만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추천할 점은 화면이 예쁘다는 것. 초반에 등장하는 별이 빛나는 밤하늘과 중반 이후의 시골 자연의 모습, 그리고심지어 초반의 전철이 지나가는 도시의 밤풍경도. 화면을 보는 즐거움도 충분한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클라이막스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으로 항상 <이웃집 토토로>를 뽑지만, 사실 워낙 어릴 때 봐서 내용도 다 기억이 안난다. 확실치 않은 기억이지만 심지어 자막없이;; 봤었다. 그럼에도 캐릭터와 이미지가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늘 토토로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한다. 다시 보려고 사놓고 아직 안 보고 있는게 문제긴 하지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초속 5센티미터>도 상당히 좋아하는데 이건 사실 극 자체를 좋아한다기 보다 화면을 좋아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일본의 2D 애니메이션 중에서 이야기를 가장 재밌게 봤던 것은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 였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후임으로 지브리를 이끌어갈 인물로 여겨지기도 했는데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작업하다가 불화로 지브리를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하울>은 많은 사람들이 지브리 최악의 작품으로 생각하고 있고 그 이후로도 지브리는 예전같지가 않다. (그런데 사실 난 <하울>을 상당히 괜찮게 봤다. 음악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런 기억을 가지고 있는걸지도 모르지만.) 그렇기에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지브리에 남아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뭐, 그랬다면 <시달소>나 <늑대아이>는 나오지 못했을테니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해야하는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썸머 워즈>를 아직 못 보긴 했지만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작품은 앞으로도 기대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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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주말의 영화로 봤던 듯 하다. 그래서 내 기억속에는 영화의 이야기도 잘 기억이 안난다. 당시엔 떠오르는 신예였으며 지금은 헐리웃 최고의 배우 중 한 명인 톰형이 나오고,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전투기라고 생각하는 톰캣이 나온 그 영화라는 정도. 그래도 내 또래 이상이라면 적어도 제목은 알고 있을 영화인 <탑 건>의 감독인 토니 스콧이 세상을 떠났다.


사실 '내 기억 속의 토니 스콧'이라는 말을 쓸 만큼 토니 스콧 감독의 영화를 많이 본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기억도 잘 나지 않는 <탑 건>과 함께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맨 온 파이어>, <데자뷰>, <언스토퍼블> 정도 뿐이다. 개인적인 선호도는 그의 형인 '리들리 스콧'을 더 선호한다. 하지만 봤던 영화는 모두 매우 만족스러웠었다. 감독의 모든 영화는 아닐지라도 내가 본 영화들의 공통점은 "속도감"이었다. 그리고 그 엄청난 속도감과 함께 따라오는 "긴장감". 이 두 가지를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방법을 매우 잘 아는 감독이었다. 





나에게 토니 스콧은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하나 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감독이다. 사실 1998년의 이 영화를 어떤 경로로 봤는지는 전혀 기억이 안난다. 중학생이던 당시 극장을 찾았던 것도 아니고, 당시에 비디오 가게에서 선택을 했을 것 같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마도 TV를 통해서일텐데 "윌 스미스"라는 배우 때문에 화면 앞에 붙어서 봤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 영화의 경우 개인적으로 마이클 베이의 <더 록>, <아마겟돈>과 함께 보고 또 봐도 재미있는 영화 탑3로 늘 뽑곤 하는데, 그 만큼 빠른 전개로 두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지루함이 전혀 없는 영화이다. 케이블 영화 채널을 돌리다가 영화가 하고 있는 것을 봤을 때, 영화의 어떤 시점이더라도 그 때 부터 그냥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나 할까.

물론 영화를 볼 당시에는 진 해크만 조차도 잘 몰랐으니 감독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다. 감독이 토니 스콧이라는 것은 맨 온 파이어를 인상깊게 본 후였다. 그제서야 당시에 가장 재밌게 본 영화를 뽑을 때 항상 상위권에 올렸던 영화의 감독이 누군지 알았었다. 그리고 그 하나만으로 토니 스콧이라는 이름은 영화를 선택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되었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그의 영화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이번 주말에는 꼭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벌써 몇 년 전에 사 두고도 아직 뜯지 않은 <더 팬>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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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인 블랙 3

1편을 진짜 좋아하는 반면 2편은 매우 실망했었다. 그래서 3편이 나온다는 말에 딱히 기대를 했다거나 그런건 아닌데 윌 스미스를 원래 좋아해서 봤다. <맨 인 블랙> 시리즈 보다 "윌 스미스 주연"으로 더 크게 다가왔다는 이야기. 영화는 특별한 시도를 하지도 않았으며 타임슬립이라는 익숙한, 하지만 진부하다면 진부하다고도 할 수 있는 소재를 이용했다. 그래도 적절한 이용으로 따뜻한 결말까지 잘 이끌어냈다. 윌 스미스의 유머 코드가 질린다는 평도 많은데 난 여전히 윌 스미스의 말 개그가 좋았다. 과거의 K인 조쉬 브롤린과 현재의 K인 토미리 존스의 느낌이 매우 잘 겹쳐졌던 것도 좋았던 부분.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아 일단 제목 마음에 안든다. 그냥 "백설공주와 사냥꾼"으로 할 것이지.... 백설공주의 재해석 까지는 좋았는데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한 듯 하다. 특히 난쟁이들과 만난 후에 요정들의 숲으로 갔던 장면은 너무 동떨어지게 느껴졌다. 그리고 크리스 헴스워스는 그냥 좀 더 더러운 토르..... 하지만! 여왕님이 나오시니 그냥 그것만으로도 티켓값은 충분히 했다;;; 거울이 미친거지 아무리 봐도 여왕님 승.

이게 3부작 기획이라는데 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는건지 잘 모르겠고, 그다지 기대도 안된다. 단, 백설공주가 또 다른 여왕이 되는 전개라면 인정.



프로메테우스

어벤져스와 스파이더맨 사이의 최고의 기대작이었다. 사실 에일리언 시리즈를 글로 배워서(?) 에일리언 세계관의 확장으로서의 의미는 그다지 크게 다가오지 않았지만 그냥 SF에다 우주로 나가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기대가 되었었다. 그리고 예고편을 보니 '아 이건 무조건 아이맥스구나' 라고 느꼈다고나 할까... 누미 라파스와 마이클 패스벤더, 거기에 샤를리즈 테론 까지 등장하는 출연진 또한 관심 증폭에 한 몫을 했다. 

일단 영화는 매우 재밌게 봤는데, 사실 볼 당시에는 이야기가 많이 허술하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보고나서 생각을 할 수록 스스로 조각을 짜 맞추게 되는 그런 영화라고나 할까. 물론 어떻게 이야기를 해도 커버가 안되는 오점들이 있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블록버스터 영화는 1년에 한 편이 나오기도 힘들긴 하다. 사실 자세히 이야기를 해 보고 싶어서 적다가 임시저장 되어있는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중후반으로 넘어가면서 힘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상당히 재밌게 봤다. 현실적인 모습의 부부와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카사노바가 이상하게 잘 어울리며 많은 웃음을 줬다. 그냥 뭐 그 정도. 신나게 웃고 나왔으니 그걸로 만족.



락 아웃: 익스트림 미션

초반의 너무나 애니메이션 같은 CG가 좀 어색했고, 너무 이상적이어서 이곳 저곳 피해입히고 다니는 대통령 딸이 좀 짜증나긴 했지만 액션도 적당했고, 단순한 플롯의 이야기도 나쁘지 않았다. 다이하드의 브루스 윌리스를 조금 떠올리게 했던 주인공 가이 피어스의 캐릭터도 좋았다. 문제는 대기권 돌파... 그 때 부터 어이가 안드로메다로 가버려서 에필로그라 할 만한 뒷 부분은 집중이 안되었다.



시작은 키스!

첫 번째 소감은... 오드리 토투 진짜 말랐다. 영화 시작 부분에 걸어가는 뒷 모습을 보여주는데 다리가 그냥 걷다가 부러질 듯 했다;; 영화는 딱히 특별하진 않다. 다만, 여주인공의 남편이 죽기까지 시간이 제법 많이 소요된다. 전반적으로 남/녀 주연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여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헐리웃 영화에서는 느끼기 힘든 편집들이 익숙하지 않아서 오히려 좋았다.



블루 발렌타인

한 부부의 결혼 후의 모습과 결혼을 하기 까지의 모습을 교차해서 보여준다. 결혼을 하기 까지의 아름다운 모습과 달리 결혼을 하고 한참이 지난 후의 그들의 모습은 서로 힘들어하는 모습만 남아있다. 그 단절된 대화만으로도 답답하기 그지없는데 결혼하기 전의 모습과 지속적으로 대비되며 더욱 더 안타깝기 비춰진다.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긴 쉽지 않을 영화.

물론 라이언 고슬링과 미셸 윌리암스를 보는 재미는 충분하다. 두 배우의 팬이라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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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메이커.


라이언 고슬링! 나에겐 <드라이브>에 이은 2연타이다. 영화의 마지막 씬에서는 <대부>에서의 알 파치노가 느껴질 만큼이나 인상깊었다. 거기에 조지 클루니,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폴 지아매티의 연기까지. 게다가 가끔 꿈을 꿔봤던 선거본부의 참모들을 그린 이야기라 더 흥미있었다.

원 제목이 <The Ides of March>라는 것도 몰랐었고, 상영관에 들어가기 전에 티켓을 봐서 원 제목이 다르다는것을 알았으나 의미를 몰랐던 것이 오히려 득이 되었다. 선거 본부의 이야기라고만 알았지 내용 전개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는 전혀 몰랐으니까. 주인공 스티븐이 변해가는 과정을 너무도 잘 그렸다.

그러고 보니 연출이 조지 클루니라서 더 놀랐다;;; 각색도... (아카데미 각색상에 노미네이트 된 것을 봤지만 그 영화가 이 영화인지 몰랐었다...)


매우 만족






데인저러스 메소드.


칼 융과 지그문트 프로이트. 사실 개인적으로 심리학, 정신분석학 쪽으로는 크게 흥미가 없다. 꿈을 보고, 행동을 보고 그 사람에 대해서 남이 규정을 내린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도 안들고 이해도 잘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 자체는 그다지 공감도 이해도 되지않고 딱히 흥미롭지도 않았다.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영화를 <폭력의 역사>와 <이스턴 프라미스> 밖에 못 보긴 했지만 매우 만족스러웠는데 영화 자체의 만족도로 보자면 이번엔 별로였다. 다만 앞 두 편에도 주인공으로 등장했고 이번에도 프로이트 역으로 출연한 '비고 모텐슨'을 보는 것 만으로도 잘 봤다는 생각은 들었다. 칼 융 역의 '마이클 페스벤더'역시 마찬가지. '키이라 나이틀리'의 연기(특히 발작 연기)를 많이들 칭찬하는데 난 왠지 너무 '연기하는' 듯 한 느낌이 들어서 집중이 안됐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해가 안됐던 것은 '그 부인'을 두고도 한눈을 판 칼 융;;;;

그리고 '뱅상 카셀'의 '양아치 같은' 연기는 역시 최고.....;;;


(두 주연 배우 때문에) 만족






다크 섀도우


팀 버튼과 죠니 뎁. 돌이켜보면 참 한결같다. 그 한결같음이 장점도 단점도 되는데, 일반 관객들에게는 단점으로 더 크게 다가가는 듯 하다. 결국 흥행도 실패해서 '화장한 죠니 뎁'의 흥행 법칙도 깨졌다. 사실 팀 버튼 감독의 영화들이 취향에 매우 부합하는 것은 아니라서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진 않았었는데, 극장에서 본 예고편이 매우 유쾌한 코미디로 그려져있어서 급 관심을 가졌었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본 영화에서는 유머가 그리 부각되지 않는다는 것. 영화를 보고 나오니 평들이 왜 그다지 좋지않았는지 충분히 이해도 됐는데, 생각해보면 상영시간 동안에는 나름 키득거리며 즐겁게 봤다. 배우들 연기야 당연히 좋았고. '에바 그린'의 능청스러운 미친x (이렇게 표현할 수 밖에 없다;;;) 연기는 에바 그린을 다시 보게 했다.


만족






멜랑콜리아


행성 충돌이라니!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재난영화다. 뭐 사실 유명하지만 본 적은 없다. <안티 크라이스트> 라는 영화 덕분에 감독 이름을 알았지만 차마 볼 수가 없었다. 그래도 이번엔 '표면적으로는' 비교적 보기 편한 영화인데다, 일단 스틸컷들이 너무 영화를 보고싶게 만들었었다. 일년이 지나도록 개봉 소식이 없어 포기할 쯔음 개봉일이 나와서 감사한 마음-_-으로 관람을 했다. 

영화를 보고나니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다른 영화들도 보고싶어졌다. 결국 보긴 힘들 것 같지만... (1장에서 특히) 깊은 빡침이 몰려오는 내용들이 많긴 했지만 그래서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었던 듯 하다. 마케팅의 전면에 위치한 커스틴 던스트도 뛰어나지만 샬롯 갱스부르가 참 인상적이었다. 스텔란 스카스가드와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부자가 그냥 지인으로 등장해주는 소소한 재미도 있다. (심지어 '친구'라고 표현;;)


영화 외적으로... 상영관을 들어서며 꼬마 애들이 둘 포함된 가족단위의 관람객이 상영관에 들어와있었다. 순간 내가 상영관을 잘못 들어온건 아닌가 싶었는데 실제로 그 분들은 이 영화를 봤다;;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알면서 아이들을 데려온 것이라면 그 어른들이 문제가 있는것이고... 모르고 광고만 보고 들어온거라면 나름 마케팅의 승리(?)라고나 할까......

그러니까 이런 영화 15세 관람가 주고 그러면 안된다. (북미 등급은 R...)


만족 (+알파 : 난데없이 등장하는 성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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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orsch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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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 시각으로 5월4일 개봉한 <어벤져스> 흥행 기세가 놀랍다. 국내에서도 6일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놀라운 흥행을 보이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 개봉 첫 주말 $185M / 첫 주 $304M을 벌어들이며 폭발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폭발력이 미국 국내에도 그대로 전달 된 분위기이다. 


대략적으로 첫 주말 성적이 최소 $150+M 정도는 될 정도로 예상했으며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part.2>가 가진 $169M의 기록을 넘을 수 있을지 없을지 관심이 가던 상황이었다. 그래도 흥행 성적이라는게 항상 예상과 맞는 것은 아니라서 간혹 예상치보다 상당히 낮게 나올 때도 있고 높게 나올 때도 있다. 그렇기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 결과가 놀랍다.



개봉일에 $80+M을 찍어준 위엄. 물론 아직 추정치이긴 하지만 모조의 추정치는 거의 정확하다. (출처 : www.boxofficemojo.com)



아직 추정치이긴 하지만 개봉일인 (전야제를 포함한) 금요일 수익에서 $80.5M이 나왔다. <해리포터7-2>가 가진 개봉일 $91M의 기록은 넘지못했지만 $150+M은 충분해보이고 드랍률이 준수하다면 개봉주 기록도 넘을지도 모르는 수치이다. 참고로 <해리포터7-2>의 첫 주말 흥행 기록은 $91M + $42.4M + $35.7M (총 $169.2M)이었다. 그리고 등장한 토요일 수익의 추정치...



토요일 수적 추정치 $68+M... (출처 : www.deadline.com)


토요일 수익 예상이 무려 $68+M이다. 개봉 후 이틀간의 수익이 거의 $150M이 된다는 이야기. 주말 예상 수익은 $185+M. 이마저도 기존 기록을 거의 $20M이나 초과하는 수치인데, 토요일까지의 예상치가 그대로 나와준 상태에서 일요일 성적마저 준수한 낙폭을 기록한다면 사상 초유의 개봉 주말 $200+M을 찍어버릴지도 모르는 놀라운 기세이다. 게다가 <다크나이트>가 가지고 있는 10일 $300M의 기록도 7~8일로 줄일 수 있을 기세이다.


큰 마켓 중의 하나인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주 개봉인 것을 고려하면 월드와이드 수익 수치도 주말이 지나 훌쩍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MIB3>가 나오기 전 까지는 딱히 흥행에 제동을 걸 만한 작품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호재이다. 일단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월드와이드 10억불은 무난할 기세. "유료 예고편"이라는 비아냥 섞인 말까지도 들어가며 차근차근 준비해 온 마블 스튜디오의 결실이 어떻게 맺어질지가 관심이간다. 





추가 정보


(출처 : www.boxofficemojo.com)


모조의 추정치 $200.3M!! 데드라인의 추정치도 $200으로 상향되었다.







ps. 그러고보면 3D가 아니면서도 개봉 첫 주 $158M을 찍어버린 <다크나이트>가 새삼 놀랍긴 하다. 어벤져스가 이번에 기록을 세우더라도 왠지 7월에 <다크나이트 라이즈> 개봉하면 바로 깨질 듯.

Posted by Rorsch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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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영화/감상 2012. 4. 29. 02:10 |



2008년. 로버트 다우니 Jr.의 토니 스타크가 첫 선을 보인 <아이언맨>의 여흥이 가시기도 전에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져스 프로젝트". <인크레더블 헐크> 까지 공개되었던 당시 <아이언맨2> <토르>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를 차례로 제작하고 그리고 그 넷이 함께 등장하는 "어벤져스"를 만들겠다는 거대한 계획이었다. 


<아이언맨>이 워낙 잘 만들어졌고, 비록 흥행이 좀 아쉬워서 덜 회자되었지만 <인크레더블 헐크>도 괜찮은 평가를 받았기에 다가올 어벤져스에 대한 기대는 높아져만 갔다. 그런데 <아이언맨2>가 떡밥만 잔뜩 뿌리며 작품 자체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 영화가 되어버려 슬슬 기대감 만큼이나 걱정도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토르>와 <퍼스트 어벤져>도 재밌게 보긴 했지만 어벤져스를 위한 준비작업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괜찮았던 정도이지 <아이언맨>에서 느꼈던 그런 재미를 느끼진 못했다. 그래서 어벤져스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다 필요없고 그냥 잔뜩 나와서 때려부수는 장면만 봐도 만족스럽겠지'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튼 시간은 흘러 영화는 완성이 되었는데 일단 예고편이 너무도 잘 만들어졌다. 그리고 시사회 평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국내외의 평가가 거의 만장일치로 좋다는 평으로 나왔다. 혹자는 심지어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급이라고도 말을 했다. 그리고 (아마도) 전세계 최초로 일반 개봉이 된 25일 저녁 '걸작 히어로 무비'를 봤다.


상영관을 추천하자면... 좀 비싸긴 하지만 왕십리 IMAX. 그것만이 정답이다;;



* 매우 중요한 스포일러가 있음.








개봉 전 가장 걱정스러웠던 점은 역시 주요 캐릭터가 너무 많다는 점이었다. 일단 개별 영화가 개봉 된 네 영웅에 블랙 위도우와 호크 아이까지 총 6명이 어벤져스 멤버로 나오고, 쉴드의 국장인 닉 퓨리나 (결국 큰 역할은 없었지만) 마리아 힐도 등장하기에 과연 한 편의 영화 시간에 이들의 이야기를 잘 버무릴 수 있을지가 걱정되긴 했다. 하지만 조스 웨던 감독은 이러한 다양한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무리없이 잘 엮었으며 진행 또한 매우 매끄러웠다. 각각의 캐릭터들의 등장 씬 부터 마지막 크레딧이 나오기까지 튀지 않고 전개된다. 


앞서 '걸작 히어로 무비' 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어벤져스>는 또 다른 걸작인 <다크나이트>와는 완전히 반대편에 서 있다. <다크나이트>가 '히어로 무비가 이렇게도 만들어질 수 있구나' 라는 놀라움을 가져다 주었다면, 이 영화는 우리가 '히어로 무비'라고 말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에 가장 적합하면서도 재미있게 만들어졌다. 이야기는 복잡하지 않으며 무겁지도 않지만 기승전결을 확실히 갖추고 시각적으로 즐길거리를 이야기에 잘 어울리게 극대화했다. 


<어벤져스>가 재미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액션"과 "유머"이다. 사실상 이야기 자체가 주는 즐거움은 크지않다. (그러고보면 이야기 자체에서 즐거움 느낄 수 있는 블록버스터는 그리 많지않다.) 액션이야 당연히 기대했던 부분이지만, 조스 웨던 감독이 던지는 유머는 상영시간 내내 마지막 클라이막스 전투에서 까지 사람들을 즐겁게 해 준다. 2시간20분이라는 상영시간 동안 최소 다섯 번은 관객들 모두가 빵 터졌으니까 대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간단히 생각나는 것만 정리해봐도

- 12%

- 10달러

- 애꾸 닉퓨리는 어떻게 왼쪽을 보는가?

- 근무시간에 갤러그 하는거 아님.

- "의붓" 동생...

- 경찰아저씨 미국 대장이 시키면 그냥 들으세요...

- 레골라스 드립

- 헐크에게 맞아서 날아가는 토르

- 내동댕이 쳐지는 로키

- 명대사 : "아! 깜짝이야!"

이 정도라고나 할까. 이러한 유머들이 잊을만 하면 한 번씩 터져준다.


액션씬을 포함한 시각효과 또한 매우 만족스럽다. 초반 토르와 아이언맨의 싸움도 그렇고, 하늘로 떠오르는 기지의 위엄이라던가, 엔진 재점화 장면 등 클라이막스로 가기 전까지 적당하게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나와준다. 특히 맨하탄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외계인들과의 단체전은 상당히 긴 시간을 여섯 주인공들을 적절한 비중으로 나누어 화려하게 보여준다. 그 장면 만으로도 일반 상영의 두 배에 달하는 아이맥스3D 영화 표 값은 충분히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도심의 하늘에 포탈이 열리고 외계인이 침공해 전투를 하는 장면을 보니 자연스레 <트랜스포머3>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마이클 베이 감독은 이제 영화를 그만 만드는게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또한 각각의 캐릭터 전부가 소외되지 않고 골고루 역할을 한다. 사실 영화에 캐릭터가 많아지면 몇 몇 인물들은 소외되거나 왜 나왔는지 모르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모든 주요 캐릭터가 자신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또한 그들 각자의 이야기가 뭉쳐져서 큰 줄기를 만든다.


이 시리즈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일등 공신인 로버트 다우니 Jr.의 아이언맨은 역시나 명불허전이다. 때때로 백치미가 심하게 보이는 토르나 투철한 정의감으로 가득 찬 스티브가 있어 토니의 말장난은 더욱 빛을 발한다. 캐릭터 특성상 역시 화려하고 멋진 장면들의 지분을 많이 소유하고있다. (쓸데없이) 걸어가면서 아이언맨 수트를 벗는 장면과 Mark.7을 입는 장면이 특히나 기억에 남는다. 캡틴과의 콜라보레이션도!



토르는 사실 걱정이 좀 됐었다. <토르>의 마지막에 아스가르드로 돌아간 것으로 모자라 스스로 무지개다리(바이프로스트)까지 부숴버렸으니 얘를 어떻게 다시 데리고 내려올지가 의문이었는데... 그냥 지구로 데리고왔다. 로키의 입을 빌어 '오딘이 힘을 써서' 가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토르가 지구로 다시 오기엔 충분한 상황이라 무리없이 납득이 되었다. 아무래도 악역인 로키가 "의붓" 동생이기 때문에 전체 스토리 전개에 매우 중요한 캐릭터였으며 망치들고 날아다니며 잘 싸운다.



캡틴 아메리카는 사실 다른 세 캐릭터와는 달리 화려한 능력은 없다. 그래서 영화에서도 마지막 싸움에선 날아다니며 파괴하고 다니는 다른 영웅들과 달리 지상에서 사람들을 구한다거나 하는 임무가 더 많았다. 하지만 역시 우리 미국대장의 존재 이유는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리더쉽'이다. 가만히 보면 다른 캐릭터들은 다들 리더가 되기엔 결격사유가 있다. 토니는... 일단 나르시즘인데다 너무 자유분방하다. 토르는 지구인이 아니니까 제외시키고 헐크는... 자기도 확실히 제어가 안되는 것 처럼 보인다. 블랙 위도우나 호크 아이는 스파이/저격수의 롤을 맡고 있으며 그 자신들의 과거도 아직 떨치지 못했다. 결국 이런 다양한 성격을 지닌 인물들을 하나로 묶어 지시할 수 있는 것은 가장 정석적인 성격의 캡틴 뿐이고, 영화는 이를 잘 표현했다.



헐크는 배우가 바뀌어서 상당히 불만이었던 캐릭터이다.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에드워드 노튼이 공부만 할 것 같은 브루스 배너를 참 잘 표현했었는데 외모 자체에서부터 너무 다른 마크 러팔로가 헐크 역을 맡아 매우 아쉬웠었다. 하지만 마크 러팔로는 그 자신의 브루스 배너를 잘 만들었다. 돈 치들이 테렌스 하워드가 연기했던 로드 중령을 너무 이질적으로 바꾸어버렸었다면 마크 러팔로의 경우는 인물의 성격은 어느정도 유지되면서도 어벤져스 영화에 잘 맞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실 어떤 경우에도 동일 인물을 다른 사람이 연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노튼보다 낫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일단 바뀐 상태라는 것을 감안하면 가장 좋은 모습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호크 아이의 역할이 이렇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하지만 덕분에 훨씬 더 많은 분량을 차지했으며 로마노프와의 대결로 액션씬의 비중도 가져갔다. 이렇게 호크 아이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블랙 위도우와 함께 소외된 캐릭터가 될 수도 있었는데 조스 웨던 감독과 작가진의 선택이 탁월했다. 맨하탄 전투에서도 활을 사용하는 다양한 모습을 멋있게 보여준다.



블랙 위도우는 일단 처음부터 가벼운 액션을 보여준다. 마지막엔 외계인들의 비행성까지 빼앗아타는 모습으로 존재 가치를 보여준다. 게다가 어벤져스의 홍일점! 앞서 말한 것 처럼 호크 아이와 적절하게 엮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리고 로키! 톰 히들스톤의 로키는 비열한 듯 하면서도 불쌍해 보이는 그런 묘한 악역이다. 형인 토르를 조금 겁내는 것 같기도 하면서도 계획을 잘 세워서 움직인다. 물론 그게 제대로 되었다면 로키가 이겼겠지만 그럴리가 없다. 악역이니까. 토르를 다시 지구로 오게 하고, 외계인들이 지구로 오는 통로를 열어주며 캡틴의 정의에 배치되는 그런 모습으로 어벤져스 캐릭터들을 뭉치게 만들어주는 완벽한(?) 악역이 되었다. 그런데 막상 뭔가 포스를 보여준 장면은 없는 듯... <토르> 에서도 상당히 안쓰러웠는데 마지막에 토르에게 잡혀가는 모습은 말안듣는 동생이 힘 쎈 형에게 걸려서 집으로 끌려가는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과감하게 아군 비행기에다 바주카를 날려버리는 닉 퓨리와, 기지에서 서 있는 것 만으로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주시는 마리아 힐도 나름의 역할을 했다. 다만 마리아 힐의 경우 사실상 특별한 역할은 없었는데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에서 지속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콜슨 요원. 아아 콜슨 요원이 죽다니... 이제 쉴드의 현장 업무는 누가 이끌어나간단 말인가! 사실 누군가가 죽을 것이라고는 정말 예상을 못했었다. 하지만... 죽었다는건 닉 퓨리의 말로만 들었으니 그냥 안죽었을거라고 생각해야겠다... 토니와 투닥거리는 콜슨을 다시 볼 수 있길...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초반 토르vs아이언맨 씬에서 3D를 너무 의식한 것인지 인물들을 너무 작게 보일 정도로 풀샷을 잡은 경우가 있었는데 시야 범위가 너무 급격하게 움직여서 눈에 잘 들어오지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액션씬들은 무난하게 잘 나왔으니 약간 아쉬운 점 정도일 뿐이다. 

중반의 헐크의 변신과 마지막 전투의 헐크의 변신의 차이를 아무 설명없이 넘어가버린 부분도 아쉽다. 기지에서의 변신이 진짜 브루스 배너 박사의 기분이 그래서 그렇게 난동을 피운 것이거나, 혹은 자의에 의한 변신과 타의에 의한 변신이 차이가 난다거나 둘 중 한 가지로 설명할 수 있지않을까 생각된다. 아무래도 앞으로도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려면 후자의 경우가 더 좋을 듯 하다.

페퍼 포츠역의 기네스 펠트로가 제법 오래 나와서 좋았지만 제인 포스터 역의 나탈리 포트만은 이미지로만 등장해서 아쉬웠다. <토르2>의 제작 상태로 볼 때 앞으로 시리즈에서 영영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아쉽다. 워 머신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는 점도 약간 아쉬웠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들은 영화 전체의 완성도에 비하면 매우 작은 것들이다.




이렇게 완성도 높은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무려 다섯편이나 되는 전 작품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기에 앞으로 나올 작품들도 더욱 기대할 수 있다. 개별의 시리즈들과 <어벤져스> 시리즈를 모순없이 계속 만들어내기가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처럼만 만들어나간다면 앞으로도 쭉 좋은 작품들이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판권 문제 때문에 함께 할 수 없는 스파이더맨과 엑스맨들, 판타스틱4 등 등이 아쉽기만하다.


아마도 다음 타자는 <아이언맨3> - <토르2>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영웅들의 멋진 이야기를 앞으로도 즐길 수 있길 기대해본다. 

(그러니까 빨리 빨리 좀 만들어라;;;)



*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유인원 닮은 녀석은 "타노스"라고 한다. 얘도 아마 행성 파괴급 캐릭터인 듯...

* 그런데 F22 출격하면 외계인 정도는 발라버릴 수 있을 듯-_-;;

* 앞서 <다크나이트>와 비교를 했는데 사실 <어벤져스>가 '걸작 히어로 무비' 라면 <다크나이트>는 그냥 걸작이다. 뭐 그렇다는 이야기... 상영 중의 몰입도와 즐거움, 장기적인 만족도를 함께 고려하면

다크나이트 > 엑스맨: 퍼스터 클래스 >= 어벤져스 정도 일 듯.

* 그러고보니 <킹 메이커>가 너무 좋아서 글을 쓰다 말았는데 어벤져스가 기억을 덮어버렸다;; 뭐 아직 라이언 고슬링의 마지막 모습에서 온 여운이 남아있으니 얼른 써야하는데 포스팅 에너지(?)를 다 소비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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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orsch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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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코믹스의 거대 프로젝트인 <어벤져스>가 드디어 개봉했다. 그런 의미에서 '난 어벤져스가 뭔지 잘 몰라' 라는 사람들을 위한 간단 복습을 해 보자. 사실 마블이 만든 어벤져스가 등장하는 거대한 세계관을 다 설명하기엔 나도 그다지 아는 바가 없고, 안다해도 짧게 설명할 분량도 아니다. 게다가 영화가 원작의 설정을 토대로 하긴 하지만 영화를 위한 각색을 거치므로 굳이 원작 코믹스를 모두 알 필요도 없다. 그러니 어디까지나 지금까지 개봉했던 영화를 중심으로 주요 인물들을 짚어보자.


어벤져스란 무엇인가? 간단하게 말해서 히어로들의 팀이다. 이번 영화에서 등장하는 주요 어벤져스 팀원은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헐크, 블랙 위도우, 호크 아이 6명이다. 여섯 영웅들 중 블랙 위도우와 호크 아이를 제외한 넷은 각각의 독립적인 영화가 이미 제작/개봉 되었었다. 마블의 대 프로젝트의 서막을 알린(시작점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의 간보기...)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인크레더블 헐크>, <아이언맨2>, <토르>, <퍼스트 어벤져>가 순서대로 개봉을 해서 총 다섯 편의 영화가 나왔다. 블랙 위도우의 경우 <아이언맨2>에서 제법 비중있게 소개가 되었으며, 호크 아이의 경우 <토르>에서 매우매우 잠시 등장한다.


영화의 제작 순서는 위와 같지만 실제 어벤져스 세계관의 시간대별로 생각을 해 보면

<퍼스트 어벤져> - <아이언맨> - <아이언맨2> - <인크레더블 헐크> / <토르> 

가 된다. 헐크와 토르의 전후관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마블은 아마 <아이언맨>을 던져보고 그 반응에 따라 대 프로젝트를 시작할지 말지 결정할 계획이었을 듯 하다. 어찌되었든 마블이 직접 만든 첫 작품은 대 히트를 기록하게 되고, <인크레더블 헐크>의 개봉 즈음 자신들의 플랜을 공개했다. 그리고 그 계획이 잘 이루어지며 결국 <어벤져스>라는 첫 번째 올스타전이 완성이 되었다.


프로젝트를 알리던 화면. 환호성이 장난이 아니었다. 이 화면이 공개될 당시만 해도 제법 먼 미래로 느껴졌는데 벌써 어벤져스의 개봉이라니;;





아이언맨 / 아이언맨2


  적어도 현 시점 국내에서는 마블 최고의 인지도를 가진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어벤져스를 모르는 사람들도 높은 확률로 아이언맨은 알고있다. <아이언맨>은 마블이 자신들의 스튜디오에서 직접 제작한 첫 번째 영화인데, 전 세계적으로 큰 흥행 수익을 올렸으며 작품 자체도 (존 파브로 감독의 고질적인 문제가 나타나긴 하지만) 매우 잘 만들어져있다. 아무튼 이 영화의 성공으로 마블은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아이언맨 성공의 첫 번째 요인은 로버트 다우니 Jr.의 토니 스타크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 능청스러운 자유분방한 히어로의 표현이라니. 결국 어벤져스까지 이어진 현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심이 될 뿐 아니라 가장 큰 공로를 세운 사람이 로버트 다우니 Jr.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자신도 <아이언맨>의 성공을 바탕으로 매우 많은 것을 얻었다.


<아이언맨2>는 많은 관객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작품이다(물론 재밌게 본 사람들도 많다). 다른 이유 다 제쳐두고, 어벤져스를 위한 떡밥이 너무 과도하게 살포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거 제외하더라도 영화 자체가 전편에 비해 실망스러웠다.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장면이 Mark.5가 공개되는 영화 극초반의 모나코GP였으니...... 게다가 지나치게 어벤져스를 위한 장면들이 많았음에도 블랙 위도우의 확약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크게 주는 정보도 없다.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인 하워드 스타크가 이미 쉴드의 창설 중심인물이었었다는 것 정도.


<아이언맨>에서 부터 쉴드의 중요 인물인 콜슨 요원이 등장하며, 크레딧 쿠키에 닉 퓨리도 등장한다. <아이언맨2>에서도 콜슨 요원은 계속 등장하며 닉 퓨리 또한 영화의 전면에 드러난다. 그리고 중요한 인물인 나타샤 로마노프(블랙 위도우)가 소개된다.





인크레더블 헐크


화가나면 녹색괴물로 변하는 두 얼굴의 사나이. 헐크 자체는 오래전 <두 얼굴의 사나이>라는 외화로도 개봉된적이 있고 이안 감독의 2003년작 <헐크>도 있어서 익숙한 캐릭터일 것이다. 하지만 영화 자체는 어벤져스 프로젝트에서 조금은 멀어진 느낌이 드는데, 아마 이 영화의 개봉 당시에는 어벤져스 프로젝트가 대략적인 방향만 잡혀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 "헐크"인 브루스 배너 박사는 감마선 연구에 스스로를 실험대상으로 이용했다가 분노하게 되면 녹색거인으로 변하는 몸이 되어버린다. 이는 슈퍼솔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던 연구로 연구 자체는 캡틴 아메리카를 탄생시켰던 슈퍼솔져 프로젝트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어찌되었든 실험은 원치않는 방향의 결과를 도출했고, 헐크로 변하고 난 뒤의 일은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브루스 배너 박사는 자신을 숨기게 되고 '치료법'을 찾는다. 하지만 당연히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계기가 만들어지고, 헐크를 잡으려고 하다 탄생한 또 다른 괴물 "어보미네이션"과 싸워서 이기게 된다. 이 때 쯔음 헐크인 상태에서도 브루스 배너의 기억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아무튼 또 다시 떠나게 된다. 그리고 더 이상 치료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헐크의 모습으로도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도록 수련하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난다.


예고편에서 브루스 배너 박사는 외딴 오두막에 살고있는 모습을 잠시 볼 수 있는데 아마 아직 은둔생활 중인 상태일 것이다. 그리고 몇 몇 장면에서 미루어보아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는 정도에 도달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헐크의 아쉬운점은 배우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에드워드 노튼의 브루스 배너는 매우 잘 어울렸었는데 이런 저런 문제들로 결국 배우가 마크 러팔로로 교체가 되었다. 어떤 배우가 연기를 더 잘하고, 더 잘 어울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같은 역할을 다른 배우가 한다는 자체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토르


어벤져스 프로젝트가 공개되었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우려했던 캐릭터이다. 사실 아이언맨 부터가 이미 만화같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관객들은 영화에서 '현실성'을 찾는다. 문제는 "토르"라는 이 캐릭터가 북구신화를 모티브로 한 아스가르드의 신이라는 것이다. 과학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던 <아이언맨>과 <인크레더블 헐크>와 비교해 너무도 다른 방향으로 가 버릴 수가 있는데 마블은 이 부분을 교묘하면서도 적절하게 잘 변형을 시켰다. 아스가르드는 신들의 도시가 아니라 이 우주 어딘가의 또 다른 곳이다. 즉, 토르는 신이 아니라 과학이 지구에 비해 극도로 발달한 곳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토르에서는 콜슨 요원의 등장만으로 어벤져스와의 연관성을 유지시킨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본 스토리 자체는 어벤져스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어벤져스를 생각했기에 토르의 활약 자체가 좁은 영역으로 한정될 수 밖에 없었던 점은 아쉽다. 시간상 이미 아이언맨이 출현한 이후이기 때문에 전지구적 위기를 불러올 수도 없었고 토르 홀로 그것을 해결하게 만들 수도 없었다. 그래서 스케일 측면에서 아쉬워 하는 관객들도 제법 있었다.


하지만 어벤져스를 위한 포석으로서 토르가 매우 중요한 이유는 바로 악역 "로키"의 존재 때문이다. 형과의 싸움 끝에 우주공간으로 떨어졌던 로키는 토르의 크레딧쿠키에서 재 등장을 암시하는데 역시 어벤져스의 메인 빌런으로 등장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톰 히들스톤의 로키가 매우 마음에 들었었기에 또다시 등장하는 로키가 매우 반갑다.


영화의 크레딧 쿠키에는 테서렉트(코스믹 큐브 : 국내 번역에서는 '큐브'로 통일)가 등장하며, 로키 또한 등장해 어벤져스의 시작이 어떻게 될 것인지 가볍게 맛만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 초반부에 호크 아이가 매우 잠시 등장한다. 







퍼스트 어벤져


국내에는 그냥 퍼스트 어벤져로 개봉을 했지만 원래 제목은 "캡틴 아메리카"이다. 코스츔만 딱 봐도 "아메리카"이지않은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슈퍼솔져 프로젝트의 첫 대상이 된 스티브 로저스가 주인공이며, 결국 멋진 미국대장!이 된 후 세계를 구하고 남극에 떨어져 얼음속에 갇히게 된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 다시 발견되어 어벤져스의 일원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성격 자체가 정의감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는 캐릭터이며 이름처럼 대장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 마블 코믹스에서도 언제나 어벤져스의 중심인물.


어벤져스 영화 자체와 직접적으로 관련될 정보들을 많이 준 것은 아니지만, 하워드 스타크가 쉴드의 모체가 되는 기관에서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앞서 말했듯이 정의감 넘치는 스티브 로저스의 성품을 잘 보여준다. 캡틴 아메리카의 경우 신체적인 조건이 매우 뛰어나지만 사실 그 것 뿐이다. 아이언맨 처럼 특수 무기로 무장한 것도, 헐크 처럼 변신을 하는 것도, 토르 처럼 신의 힘을 가진 것도 아니다. 캡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모든 것을 막아낼 수 있는" 방패 하나가 전부이다. 하지만 역시 캡틴의 힘은 강한 신체보다도 더 강력한 리더쉽이다. 


토르의 크레딧 쿠키에 등장했던 테서렉트가 영화의 중요 아이템이며, 나치 휘하의 레드 스컬(휴고 위빙)이 테서렉트의 무한한 에너지를 이용해 만든 히드라 군단이 주요 적으로 나온다.








이전 작품들을 하나도 안 봤더라도 위에서 간략히 한 설명 정도만으로도 무리없이 어벤져스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어벤져스를 보기 위한 가장 좋은 조건인 다섯 작품을 모두 본 후에 보는 것이다. 만일 저 작품들 중에서 몇 개만 골라서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 <아이언맨>과 <토르>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 다음으로 <퍼스트 어벤져>. 나머지 두 작품은 굳이 애써 시간을 내서 볼 만큼 어벤져스를 감상하는데 꼭 필요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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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orsch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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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쉽

영화/감상 2012. 4. 15. 22:55 |





먼저 쓴소리를 좀 하자면, 미국 국내에서만 개봉시킬 영화가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영화이기에 절대로 나와서는 안 될 장면이 초반에 좀 등장한다. 바로 "욱일승천기". 아마도 욱일승천기가 아시아권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알았다면 안 썼겠지만, 그 부분은 제작사나 감독이나 좀 더 신경을 썼어야했다. 몇 장면 등장하지 않음에도 영화 초반이 심히 불쾌했었다.



하스브로社의 동명의 보드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SF 영화이다. 사실 "원작"이라는 말도 웃긴데 국내 포스터에는 패기넘치게도 아무런 설명없이 "<트랜스포머>의 하스브로 원작" 이라는 광고문구를 넣어서 영화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아는 사람들은 실소를 금할 수 없었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어차피 자세히 설명 못할거라면 흥미라도 유발시키려는 목적으로는 잘 만들어진 카피인 듯도 하다. 물론 마음에 들진 않지만.



보드게임 배틀쉽과 영화 배틀쉽.


오른 쪽은 배틀쉽 보드게임의 한 종류이며 게임 방식은 간단하다. 두 명이 함께 하는 게임으로 서로의 진영을 볼 수 없는 상태에서 전함을 위치시킨 후 추측으로 좌표에 공격을 가해 상대 진영의 배를 먼저 모두 파괴시키면 이기는 규칙을 가지고있다.


처음에 이 영화의 소식을 들었을 때, 저 게임의 이름을 빌려와봤자 실제 게임을 떠올리게 할 만한 부분은 넣을 수 없을테고 그저 화려한 전투를 보여줄텐데 왜 하스브로가 엄청난 금액을 투자해가며 영화를 제작하는지 의문이 들었었다. (물론 블록버스터에 큰 금액을 투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하스브로는 어디까지나 장난감 회사이고, 그 자신의 장난감 이름을 걸었다면 그에 따른 홍보 효과 등의 부수적인 효과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 장난감이 가진 성격을 영화속에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보드게임과 거의 유사하게 진행되는 부분은 영화 중간의 작은 부분 뿐이지만 외계인과 레이더의 교란이라는 설정으로 무리없이 흥미있는 장면으로 만들어냈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서 보드게임이 떠올랐고, 끝나고나서 보드게임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으니 (영화가 흥행만 된다면) 하스브로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될 듯 하다. 




화려한 볼거리.


2억불로 추정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자된 영화 답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소금쟁이를 모티브로 했다는 외계함선들은 이젠 더 좋아질 경지가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인 CG의 힘으로 멋지게 그려졌다. 헤일로의 강화수트도 생각이 나고 아이언맨도 생각이 나는 외계인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소금쟁이 세 대의 모습도 자세히 보면 각기 개성이 있으며, 외계인들의 수트도 색이나 모양 등에서 조금씩 다르게 표현한 것도 매우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역시 이 영화의 백미는 함포사격을 포함한 함대의 전투이다. 구축함과 소금쟁이의 전투, 외계인들의 선진(?)기술이 담긴 무기들, 거대 전함(Battleship)인 미주리호의 드리프트 까지 2시간10분동안 지루할 틈 없는 화려함을 선사한다. '난 스토리엔 크게 신경쓰지않아. 화려하면 그저 좋아.' 라고 하는 사람들에겐 더없이 좋을 영화이다.




스토리? 그런거 없다.


이 영화는 취향에 따라 갈릴 수 밖에 없는데, 가장 큰 이유는 사실 딱히 스토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워낙에 단순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는 탓에 개연성이 없다거나 모순된다거나 하는 부분들은 없다. 무리하게 스토리를 넣다가 개연성을 상실하면 감상 자체에 방해가 되기도 하는데 (최근의 <타이탄의 분노>에서의 하데스의 심경변화 등...) 그럴 바에는 차라리 이 영화처럼 개연성이 없을 부분 자체를 만들지않는 것이 좋다. 모든 영화가 <다크나이트> 같을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스토리가 정말로 없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라서 영화 속에서 어느 정도의 이야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겐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닌 영화이다. 


사실 진주만 근처의 태평양에서 '미국'과 '일본'이 함께 힘을 모아 적을 무찌르고, 최후의 병기가 그 '미주리호' 라는 것을 보면 그들 스스로는 나름 의미도 담은 듯 하지만 우리한텐 그저 볼거리일 뿐... (일본의 항복문서 조인이 미주리호에서 이루어졌다.)


영화의 진행에서 의아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첨단 기술로만 봤을 때 마음만 먹으면 지구도 금방 정복할 기세인 외계인 및 외계함선이 선제공격은 절대 하지않으며 턴방식으로 공격을 해 주시는 자비를 배푸는 것이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선발대로 온 그들이 군대가 아니고, 본 행성에 신호를 보내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 가능하다. 일단 신호를 보내는 것이 최 우선 과제라면, 지구의 군사력이 얼마나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부른 선제공격은 안하는 것이 좋으니까. 아무튼 공격 의사 없는 민간인들은 공격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의외로 착할지도... (홍콩이 파괴된건 지구에서 쏘아올린 우주쓰레기 때문이다;;;)

외계인들이 왜 왔는지는 직접적으로 설명해주진 않지만 알렉스 하퍼의 눈에 잠시 비친 이미지를 보면 자신들의 행성이 거의 파괴되어 지구로 오려는 목적에 선발대를 보내 본 것이라는 설명이 가장 타당해보인다.




배우들.


<존 카터>와 <배틀쉽>에 연속으로 출연한 테일러 키취는 개인적으로 버지니아 보다는 하퍼가 더 맞는 옷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존 카터도 충분히 잘 어울렸지만, 자유분방함에 돌아이 기질도 좀 가진 (포텐셜만큼은 넘치는) 해군장교역에 딱이었다. 홍보에서 전면에 등장하진 않지만 주연급 배우인 아사노 타다노부의 연기 역시 좋으며 테일러 키취와의 호흡도 잘 맞았다. 스텔란 스카스가드의 아들인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모범생 해군장교인 형의 역할을 잘 맡아주었으며, 브룩클린 데커나 리하나의 연기도 부족해보이는 부분은 없었다. 총을 들고있는 리하나의 모습은 생각보다 훨씬 잘 어울렸고. 물론 이 영화에서 배우들이 감정선을 드러내며 감탄할만한 연기를 보여줄 장면은 없다.

많은 시간 등장하진 않지만 리암 니슨의 포스넘치는 "니가 타면 비행기 출격시키마" 라는 대사가 매우 멋있었다.




나 개인적으로는 적어도 극장에 앉아서 보는 시간 동안 얻은 재미로는 최근 1년간 봤던 영화들 중에서 최고로 꼽을만한 영화였다. 물론 이야기로서의 영화의 존재가치를 생각하면 '가치가 없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지만 애초에 볼거리가 목적인 영화가 아니었던가. 블록버스터라는 것이 너무 볼거리 위주로만 치우치는 것도 안좋은 현상이긴 하지만 가끔 이렇게 뇌를 비우고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들이 나와주는 것도 좋지않은가. 제목 바꿔도 좋으니까 과학자가 말한 것 처럼 5만대 쯤 침공해서 지구의 군사력이 얼마나 강한지도 속편에서 보여줫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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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orsch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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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들

영화/감상 2012. 4. 15. 21:37 |

(시간이 나면 하나씩 다시 써 볼지도 모르는) 간략한 감상들


밀레니엄: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스웨덴판)

- 1편보다는 긴장감이 없어서 만족도는 떨어졌다.
- 소설은 읽지도 않았고 헐리웃판 1부를 먼저 봐버려서 다니엘 크레이그의 미카엘이 보고싶어졌었다.
- 리즈벳은 불사신이었다....


타이탄의 분노

- 볼거리는 충분하다. 쓸데없는 이야기도 별로 없고 볼거리에 치중한 영화.
- 안드로메다 역을 맡은 로잘먼드 파이크는 전편의 안드로메다 공주 보다 훨씬 좋았다. (외모가...)
- 리암 니슨과 랄프 파인즈의 콤비 플레이는 그냥 멋이 좔좔 흐른다. 
- 하데스의 심경변화는 너무 뜬금없어서 뭐라고 설명하기도 힘들 정도;;;
- 큰 틀의 스토리만 만들어놓고 작가 없이 찍은게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로 디테일이 엉망이고 개연성도 없다.
- 영화를 보는 시간 동안 나름 만족스럽긴 했지만 그리스신화를 흥미롭게 비틀었기에 충분히 의미있는 스토리 전개가 가능했을 법도 한데 아쉬움이 훨씬 크다.
- 최종보스는 어째 전편의 크라켄 보다도 더 훅 가버리셨다.



언터쳐블 : 1%의 우정

- 이 영화는 짧게 몇 마디로 설명하긴 힘들고, 기회와 시간이 된다면 꼭 봐야할 영화.



인류멸망보고서

멋진 신세계 : 좀비물이 취향이 아니라서 보는데 좀 불편했다. 하지만 류승범의 연기는 역시. 깨알같은 봉준호감독의 출연과 예상을 뛰어넘는 자연스러운 연기가 포인트
천상의 피조물 : 다 제쳐두고... UR에서 만든 RU-4(인명스님) USR에서 만든 NS-5(<아이, 로봇>의 써니)와 그 디자인이 너무도 비슷했다. 김규리(김민선)씨의 연기는 정말 별로다.
해피버스데이 : 독특한 설정이 마음에 들었다. 가족의 이야기 부분도 재밌지만 류승수와 이영은의 뉴스 진행 현황이 정말 재밌다.

- 세 편의 이야기가 담긴 옴니버스 영화라서 각각의 작품이 깊이있고 자세한 이야기를 다루고있진 않다. 
- 나쁘진 않았지만 딱히 추천할만하지도 않은 영화



헝거 게임 : 판엠의 불꽃

- 나름 잘 만들어진 시리즈의 첫 작품.
- <트와일라잇> 시리즈급 흥행 폭발력을 북미에서 보여준 것 치고는 국내 정서에는 맞지 않는 듯. <트와일라잇> 시리즈 역시 국내에서는 그다지 큰 흥행을 하지 못하긴 했다.
- 제니퍼 로렌스는 이제 '유망주'로 부를 단계는 지난 듯 하다.
- 영화에서 '헝거 게임' 자체가 주는 재미가 거의 없다는 것이 불편한 진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 게임 자체가 주는 재미를 보여주려 하게 되면 <배틀 로얄>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 문제는 로맨스. 캣니스와 피타의 로맨스는 그게 캣니스의 진심이든 아니든 <타이탄의 분노>에서의 하데스의 심경변화 만큼이나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 원작에서의 표현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게임 참가자들의 개성이 조금은 더 부각되었었다면 좋았을 듯.
- 피타 넌 그 뛰어난 힘을 왜 쓰지않는것이냐;;
- '루'의 목소리가 참으로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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