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X HFR 3D. 이번에 관람한 호빗의 상영 포맷이다. 아이맥스랑 3D는 이미 유명하니 HFR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High Frame Rate의 약자로, 초당 48프레임으로 영상을 재생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 영화들이 24프레임이었으니 딱 두 배, 즉 다른 영화들에 비해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에 한 프레임이 더 들어있다는 말이다.

영화의 상영 포맷이 왜 24프레임이냐에 대해서는 나도 자세히 모르고, 아는 정도만 설명한다해도 복잡하다. 하지만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 한 가지의 이유는 바로 '필름값'이다. 동일한 시간의 촬영을 할 때 프레임수가 늘어나면 필름값은 그에 비례해서 늘어나게 되어있다. 즉, 어차피 24프레임이면 인간의 눈은 연속된 영상으로 느끼는데 돈을 더 써서 높은 프레임으로 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디지털 시대로 넘어온 지금 굳이 24프레임을 고수할 이유는 없었다. 물론 프레임이 늘면 처리 용량도 더 많이 필요할테니 제작비는 어느정도 상승하겠지만 그 상승량이 필름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렇다면 왜 디지털의 시대에 와서도 24프레임을 고수했던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그냥 그래왔었으니까'가 정답이 아닐까 싶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어차피 24프레임이면 연속된 영상으로 인식하는데 굳이 프레임을 늘릴 필요가 없었던 것.


그런데 11년만에 다시 중간계의 이야기를 들고 돌아온 피터 잭슨 감독은 HFR을 들고나왔다. 실로 놀라웠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반지의 제왕 삼부작을 완성시킨 그 장본인인 피터 잭슨이 새롭게 내세운 무기이다. <다크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 이후로 아이맥스 포맷의 놀라움을 사람들이 깨달았고, <아바타 Avatar, 2009>로 3D라는 새로운 영상기술에 눈을 떴다. 당분간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을 것만 같았던 기술적 측면에 피터 잭슨은 또 다른 새로운 시도를 가져온 것이다.


HFR 개봉을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많이 다를까?' 하는 것이었다. 어차피 24프레임에서도 끊어지는 것을 느낄 수 없는데 더 높인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연회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반대의 내용이었다. 너무 다큐멘터리 같다던가, 너무 사실적이라던가 하는 이야기들이 나왔다. (사실적이라는 말 앞에 '매우'가 아닌 '너무'를 붙인 이유는 실제 저 우려가 사실적이어서 좋다는 의미가 아니라 좀 '지나치다'라는 느낌을 말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러한 우려들도 있었고, 언론에서 소수의 사람들은 HFR상영에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했다는 내용도 보도되었다.


자 그럼 직접 느껴본 HFR은 어땠을까? 

다른 말 다 필요없이 간단하게 '매우 좋았다.' 라고 말할 수 있다. 좀 과장을 섞자면, 눈 앞에 스크린이 아니라 실제 캐릭터와 실제 배경이 놓여져 있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또한 후반부의 빠른 전개의 전투장면에서 HFR은 발군의 효과를 보여주는데, 화면에서의 매우 빠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게 영상이 진행된다. 빠른 액션 장면에서 눈의 피로를 자주 느끼던 사람이 호빗을 보면서는 전혀 피로하지가 않았다고도 한다. 

화질 또한 매우 뛰어나다. 호빗은 이미 <컨테이젼 Contagion, 2011>과 <언더월드4: 어웨이크닝 Underworld: Awakeniing, 2012>에서 느꼈었던 Red Epic 카메라의 위엄을 새삼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참고로 Red Epic 카메라의 결과물은 리마스터링 과정 없이도 디지털 아이맥스의 해상도를 충분히 만족시킨다. 3D 효과는, 혹자는 '아바타 이후 최고'라 평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역대 3D 영화 중 최고라고 생각한다. <아바타>의 3D 효과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지만 사실 '실제'라기 보다 'CG' 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다. 하지만 호빗의 경우 CG 티가 전혀 나지 않으면서도 놀랍도록 뛰어난 3D효과를 보여준다. 

즉, 전체적으로 영상의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최고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2001년에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줬던 골룸은 호빗에 와서는 그냥 눈 앞에 진짜 골룸이 있는 것 처럼 느껴질 정도로 자연스럽고 사실적이었다.




아래는 내용에 대한 감상기이니 당연히 스포일러가 있음;;;


이렇게 기술적 측면은 넘어가고 영화 자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자.

호빗은 반지의 제왕 삼부작의 주인공인 프로도의 삼촌 빌보 배긴스의 이야기이다. 처음에 2부작으로 제작된다던 영화는 결국 3부작이 되었고 이 부분에서 많은 우려가 나왔다. 원작 소설 '호빗'은 대서사시라고 표현할 수 있는 '반지의 제왕'과 달리 페이지수가 상대적으로 약 1/4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동화였기 때문이다. 500페이지 분량의 동화를 총 8~9시간의 영화로 만든다는 자체에 이야기가 늘어질 것에 대한 우려였다. 실제로 영화가 공개된 후 해외의 평들 중에서 상당수가 '지루함'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물론 다들 전반부의 지루함을 이야기했고 후반부는 좋다고들 했지만.


덕분에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는 생각일 미리 하고가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가 없었다. 물론 초반의 식사장면은 사람에 따라 충분히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는 장면이지만 13명의 난쟁이 캐릭터에 대한 성격들을 어느정도 파악하게 해 주는 역할과 함께 난쟁이들 자체의 특성이 어떤지에 대해서도 가장 늘어지지 않는 방법으로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정이 시작 된 이후에는 <반지원정대>처럼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이 지속적으로 펼쳐져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후반의 고블린과의 싸움, 오크와의 싸움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


물론 아쉬운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극의 중심이 되는 '소린'의 매력이 '아라곤'에 못 미친다. 카리스마는 충분한데 성격이 보로미르와 더 가까워서 간혹 극중 간달프가 느꼈던 것 같은 답답함을 느꼈다.

둘째, 간달프를 제외하고 빌보 배긴스 포함 14명이나 되는 일행이 나오는데 <반지원정대>와 달리 개개인에게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이 별로 없다. 일단 요정과 드워프, 인간과 호빗이라는 다양한 조합을 보여줬던 <반지원정대>와 비교해 호빗 한 명과 드워프 13명이라는 구성이기 때문에 외형적인 개성이 크게 줄었다. 또한 대부분의 전투가 '도망'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아라곤'이나 '레골라스'가 보여줬던 활약을 보일 수 있는 캐릭터가 없었던 것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얼굴도 잘 생기고 활을 주 무기로 하는 '킬리'의 경우 어느 정도 '레골라스'의 역할을 부여한 것 같긴 한데 활약할 시간이 너무 적었다.


그리고 변명아닌 변명을 대신 해 보자면, 반지의 제왕과 비교하여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지금 시점에 11년전의 그 놀라움을 사람들에게 다시 선사하려면 반지의 제왕을 훨씬 뛰어넘는 영화가 나와야한다. <반지원정대>에 사람들이 경탄을 보냈던 것은 이야기 자체가 충분히 재밌기도 했었지만,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뛰어는 화면묘사였으니까 말이다.

반면 반지의 제왕이 있었기에 가질 수 있는 장점 또한 적지않다. 여왕님 및 엘론드, 그리고 골룸까지 짧은 등장이지만 인상적일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반지의 제왕이 있었기 때문이고 익숙한 음악들 만으로도 예전의 기억을 되살려주며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호빗- 뜻 밖의 여정>은 새로운 3부작의 더 할 나위 없는 좋은 시작이었다.

주말엔 간만에 <반지원정대>를 봐야겠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들.

1. 빌보의 집에서 난쟁이들이 불렀던 노래. 첫 번째 예고편에도 나왔던 노래이다. 엔딩 크레딧 때에도 다시 나오는데 목소리가 영화 내에서의 난쟁이들의 목소리가 훨씬 잘 어울리는 노래였다.

2. 10년이 지나도 변치않는 여왕님. 영화 상영이 끝나고 상영관을 나서는데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고있던 한 여자가 온몸으로 여왕님을 찬양(?)하는 모습을 봤다;;

3. 골룸! 골룸! 이건 더 이상 CG가 아니다;;;


베네딕트 컴퍼배치의 "스마우그"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것은 아쉬웠다. 하지만 네크로멘서 목소리로 잠시 나왔다.....











ps. 호빗 상영 전 특별 예고편 상영으로 <다크니스 Star Trek Into Darkness, 2013>의 9분 영상을 볼 수 있었다. (이제 찾아보니 놀랍게도(?) 스타트렉 속편의 국내 제목이 '다크니스'로 확정된 듯 하다.)

소감? 오오 스타트렉!!!!!

그러고보니 호빗에서 (거의) 못 들은 홈즈의 목소리를 스타트렉 영상에서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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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orsch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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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엄청난 작품이 하나 등장할 기세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웅 캐릭터는 아닐지라도 '가장 유명한' 영웅 캐릭터라는 것에 이견을 낼 사람은 없을 강철의 사나이 "슈퍼맨"이 돌아온다. 슈퍼맨이라는 말 자체가 거의 고유명사처럼 쓰일 정도니이 얼마나 유명한 캐릭터인지는 따로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이다. 하긴, 사실 의상이...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의상이긴 하다.

슈퍼맨은 지금까지 극장용 영화로는 총 다섯 편이 만들어졌다. 
1979년에 리처드 도너 감독의 <슈퍼맨 Superman>을 시작으로 1981년, 1983년 리처드 레스터 감독의 <슈퍼맨2 Superman II>, <슈퍼맨3 Superman III>, 1987년에 시드니 J. 퓨리 감독의 <슈퍼맨4-최강의 적 Superman IV: The Quest for Peace>이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으로 만들어졌다. *<슈퍼맨 2>는 실제로는 리처드 도너가 대부분을 촬영한 상태에서 하차했고 이어받은 리처드 레스터 감독이 나머지를 촬영해 편집했다.
하지만 시리즈가 지속될수록 흥행은 저조했고, 시대가 변함에 따라 사람들은 슈퍼맨의 이야기에 흥미를 잃었다. 이후 배트맨 시리즈도 네 번째 편에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고 DC코믹스의 히어로들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비긴즈 Batman Begins, 2005> 이전 까지 헐리웃에서 멀어졌다. <콘스탄틴 Constantine, 2005>이 먼저긴 하지만 이건 DC 자회사인 Vertigo의 작품이다. 아 물론 2004년의 <캣 우먼 Catwoman>이 있긴 하지만... 이건 없는것으로 치자.

2000년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엑스맨 X-Men>이 등장하고 2002년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Spider-Man>이 만들어지며 영웅들이 등장하는 영화가 다시 시작되었다. '히어로 무비'가 시대를 따라왔고 흥행과 비평 모두를 만족시키기 시작했다. 물론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 1,2편과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1,2편이 많은 시간이 지나도 명작으로 남을 수 있을만큼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공을 본 DC코믹스도 새롭게 영웅을 부활시킬 준비를 했고 <배트맨과 로빈 Batman&Robin>에 이르러 호흡기를 떼어버렸다고 표현해도 될 만큼 멀리가버린 배트맨을 다시 시작시켰다. 

2006년, <배트맨 비긴즈>의 성공에 힘입어 슈퍼맨 또한 귀환(Returns)하게 된다. 엑스맨의 세 번째 이야기를 포기하고 온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슈퍼맨 리턴즈 Superman Returns>를 연출한다. 무엇보다도 화제가 됐던 것은 크리스토퍼 리브와 외모 측면에서 너무도 흡사했던 브랜든 라우스의 슈퍼맨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4억불에 가까운 흥행을 올리긴 했지만 이는 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의 목표에는 한참 모자랐고 2009년에 예정되어있던 속편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가버렸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영화였는데 많은 사람들에게는 그렇지않았나보다. 사실 부동산 투기꾼이 되어버린 렉스루터는 그 카리스마를 못 보여줬고 (무려 케빈 스페이시였음에도!) 큰 임팩트가 없었다. 그럼에도 슈퍼맨의 힘만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슈퍼맨 자체를 보여주었기에 상당히 즐겁게 봤는데 역시 사람들의 기대는 그게 아니었던 것인 듯 하다.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는 당연히 좋았는데 렉스 루터라는 캐릭터에 대한 이미지가 만들어져있지 않았었기에 마음에 들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 이후 본 여러 권의 코믹스를 이전에 먼저 봤다면 나도 실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덕분에 브라이언 싱어는 엑스맨도 망치고 슈퍼맨도 망쳤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브랫 레트너 감독의 <엑스맨-최후의 전쟁 X-Men: The Last Stand, 2006>도 기대치에 한참 못 미쳤기 때문이다.)

그 사이 마블코믹스는 <아이언맨 Iron-Man>을 필두로 어벤져스 프로젝트를 가동시켰고, 결국 엄청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물론 DC코믹스도 다크나이트 3부작이라는, 역사에 남을, 시리즈를 만들어냈지만 3부작으로 완성이 된 이 시리즈는 그 자체가 완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연결이 불가능하다.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 Green Lantern, 2011>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했지만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

새로운 슈퍼맨을 만들기 위해 이런 저런 감독/각본/배우들을 고민하고 고민하던 워너-DC는 결국 크리스토퍼 놀란 제작/잭 스나이더 연출이라는 결정을 한다. 제목은 슈퍼맨의 또 다른 이름 중의 하나인 강철의 사나이 Man of Steel
헨리 카빌이 슈퍼맨/클라크 켄트로 캐스팅되고 에이미 아담스가 로이스 레인으로 캐스팅 됐다. 이 두 주인공의 캐스팅도 우려가 제법 있었고 스틸컷이 몇 장 공개되었을 땐 우려가 더 커지기도 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최근 작품들-특히 <써커 펀치 Sucker Punch, 2011>-의 완성도 또한 우려에 한 몫을 했다.

하지만 티저 예고편의 공개로 뭔가 심상치 않은 것이 나올 기미를 보이더니 이번엔 정말 엄청난 작품이 나올 것만 같은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예고편이 공개되었다. 한 편으로는 <다크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 이후로 히어로 무비들이 너무 어두운쪽으로 가려고 하며 이 예고편의 분위기도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 또 다른 우려도 있긴 하지만 2분 남짓한 짧은 예고편에서 큰 기대를 느낀 사람이 훨씬 많다. 

많은 우려들과 달리 나 개인적으로는 제작자와 감독이 결정된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기대를 해 왔다. <300, 2006>에서 처음 알았던 잭 스나이더 감독의 연출은 적어도 화면에서는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다. 앞서 말했던 <써커 펀치>가 영화 내용을 보면 참... 그렇지만 그럼에도 화면 하나는 눈을 충분히 즐겁게 해 주는 영화였다. 그래서 늘 생각했던 것이 좋은 이야기 혹은 좋은 각본을 연출하는 잭 스나이더 감독이었는데 그것이 실현된 것이다. (비록 자신이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큰 관여를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제작이 크리스토퍼 놀란이며, 다크나이트 시리즈를 함께 완성시킨 놀란과 데이빗 S.고이어의 원안(Story), 데이빗 S.고이어의 각본을 잭 스나이더가 영화로 만든다는 것은 기대 이상의 조합이다. 그리고 현재까지는 나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저스티스리그에 대한 이런 저런 루머들도 나오고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슈퍼맨의 이야기가 펼쳐질지는 모르지만 그런거 다 제쳐두고 멋진 영화가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 1080HD 전체화면 추천. 우측 아래의 캡션사용을 클릭하면 한글자막 사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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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링  (2) 2011.12.19
Posted by Rorsch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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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

영화/이야기 2012. 10. 16. 23:29 |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타임 머신"이라는 기계는 많은 사람들에게 꿈의 기계일 것이다. 시간이라는 것이 잡을 수도 되돌릴 수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다가올 미래가 어떻게 될 지에 대한 궁금증과, 지나간 과거에 대한 아쉬움이 모두 담겨있는 그런 꿈인 듯 하다. 그런 만큼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하는 이야기는 수도없이 많다. 따로 설명이 필요없이 제목 자체가 시간 여행을 말하는 <백 투 더 퓨쳐> 부터 최근의 <MIB3>와 <루퍼>까지의 많은 영화들. <닥터 후>에서부터 최근 국내 드라마에서 많이 쓰이는 '타임 리프'를 이용한 드라마들. 너무 많아서 다 열거할 수도 없을 정도이다.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는 적어도 지금은 상상속의 일이기 때문에 상상 만큼이나 다양한 방식으로 펼쳐진다. 할머니(할아버지) 패러독스를 고려한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그런 패러독스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단순히 시간만을 움직여다니는 이야기가 그려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시간여행 소재의 이야기의 경우에 가장 중요하게 던져지는 물음은 "과거가 바뀌면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가?"가 아닐까 싶다. 그럼 이러한 시간여행에 대한 다양한 시각(=설정)들을 보자.





1. 과거는 과거고 미래는 미래다. 


토리야마 아키라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만화인 <드래곤볼>의 후반부에는 타임머신이 등장한다. '트랭크스'라는 캐릭터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만화 이야기의 현재 시점)로 온다. 다행히도(?) 그 시점은 아직 자신이 태어나기 전이라서 과거의 자신과 만나진 않지만 매우 '적극적으로' 과거에 개입을 한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과거를 바꾸려고 왔다. 하지만 과거는 그저 과거일 뿐이고 과거가 바뀐 후에도 트랭크스가 다시 돌아간 미래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말하자면 완벽한 평행우주라고나 할까. 소년만화이기도 하니 시간여행의 소재를 단순하게 사용했지만 실제로 이렇다면 초단위, 혹은 그 이하로 수많은 평행우주가 존재하게 될 수도 있다. 게다가 트랭크스가 돌아간 미래가 어쩌면 정확히 자신이 출발했던 그 미래가 아닐지도...






2. 과거의 변화는 미래를 바꾼다.


<터미네이터 The Terminator> 시리즈는 미래를 바꾸기 위해 과거로 특수임무를 부여받은 로봇이 오는 내용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만든 첫 두 편의 영화에서는 과거와 미래와의 관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지만 3편에서의 주지사님;;;의 대사로 부터 과거의 변화가 미래에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왔음을 암시한다. 3편에서 또 한 번 존 코너를 지키기 위해 과거로 온 로봇은 "심판의 날은 늦춰진 것이다" 라는 의미의 대사를 한다. 즉, 2편의 결말을 통해 1997년에 일어났어야 할 심판의 날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좀 더 늦게 결국 기계의 반란이 일어났다는 의미라서 미래가 바뀌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물론, 1,2편의 미래와 3편의 미래가 다르지 않은 미래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즉, 미래가 바뀌거나 혹은 여러개의 평행우주가 존재한다고 볼 수도 있다. (사실 3편의 등장 이후로는 설정에 문제가 확실히 보인다.) 터미네이터의 설정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것은 '사라 코너'의 아들이자 미래 반란군의 리더 '존 코너'의 아버지가 미래에서 온 존재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미래(4편의 현재 시점)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될' 사람을 찾는 특이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다. 4편이 실패를 한 후 속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에릭 브레스 감독의 <나비 효과 The Butterfly Effect, 2004>는 엄밀히 따지면 '시간 여행'을 다룬 이야기는 아니다. 주인공이 자신의 과거로 돌아가지만, 현재의 자신이 직접 가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점의 자신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넓게 보면 과거의 변화에 대해 다루고 있다. 자신의 일기장을 매개체로 어린 시절 자신이 기억을 못 하던 부분으로 돌아가 과거를 바꾸고 그에 따라 미래가 바뀐다. 주인공은 좀 더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차례 새로운 미래(주인공의 현재)를 만들기를 시도한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과거의 자신의 행동을 바꿀 경우 그 미래(주인공의 현재)는 새로운 미래로 바뀐 상태가 된다. 즉, 어떤 갈림길에서 길을 다시 선택 할 경우 이전에 선택되어 연결되었던 줄기는 삭제되고 새로운 선택에 의한 줄기가 완성이 되는 것이다. 이 영화의 경우 '과거의 기억' 속에서는 그 시절의 자신만 존재하므로 패러독스는 비켜갈 수 있다. 참고로 이 영화의 백미는 감독판의 결말.





3. 시간을 넘나드는 줄기가 만들어져도 그 줄기는 하나의 우주의 일부일 뿐이다.


테리 길리엄 감독의 <12 몽키즈 Twelve Monkeys, 1995>에서의 시간 여행은 과거로 간 존재가 아무런 변화를 만들지 못한다. 미래의 환경 오염에 대한 원인을 찾기위한 목적도 있고, 스스로의 자유 의지로 움직이기도 하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은 '있었던' 일이고 또 '있을' 일일 뿐이다. 콜(브루스 윌리스)이 자신의 모습을 깨닫는 순간이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이럴것이다' 라고 생각했었던 것과 너무나도 똑같은 모습으로 영화가 그려져서 현재도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의 하나로 뽑는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생각해도 '자유로운' 시간여행이 가능한 날이 올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시간여행이라는 것을 해 보고 싶긴 하다. 하지만 혹시 언젠가는 가능해지더라도 아마 내가 죽기 전에는 못 보겠지.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인 시간 여행을 해 보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물론 영화든 만화든 소설이든 그게 재미있어야 한다는 중요한 조건이 있긴 하지만.

사실 이제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로 이야기 자체를 참신하게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만큼 많은 이야기들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상상력은 끝이 없으니 새로운 이야기가 또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 추천 시간 여행 이야기 : <12 몽키즈> <루퍼> <나비효과> <시간을 달리는 소녀(애니메이션)>



Posted by Rorsch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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