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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4.15 배틀쉽 2
  2. 2012.04.15 영화 감상들
  3. 2012.03.19 존 카터 : 바숨전쟁의 서막
  4. 2012.03.19 서약 2
  5. 2012.03.12 스탠리의 도시락
  6. 2012.03.09 크로니클
  7. 2012.03.04 초속5센티미터
  8. 2012.03.03 휴고
  9. 2012.03.01 디스 민즈 워 3
  10. 2012.03.01 맨 온 렛지

배틀쉽

영화/감상 2012. 4. 15. 22:55 |





먼저 쓴소리를 좀 하자면, 미국 국내에서만 개봉시킬 영화가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영화이기에 절대로 나와서는 안 될 장면이 초반에 좀 등장한다. 바로 "욱일승천기". 아마도 욱일승천기가 아시아권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알았다면 안 썼겠지만, 그 부분은 제작사나 감독이나 좀 더 신경을 썼어야했다. 몇 장면 등장하지 않음에도 영화 초반이 심히 불쾌했었다.



하스브로社의 동명의 보드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SF 영화이다. 사실 "원작"이라는 말도 웃긴데 국내 포스터에는 패기넘치게도 아무런 설명없이 "<트랜스포머>의 하스브로 원작" 이라는 광고문구를 넣어서 영화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아는 사람들은 실소를 금할 수 없었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어차피 자세히 설명 못할거라면 흥미라도 유발시키려는 목적으로는 잘 만들어진 카피인 듯도 하다. 물론 마음에 들진 않지만.



보드게임 배틀쉽과 영화 배틀쉽.


오른 쪽은 배틀쉽 보드게임의 한 종류이며 게임 방식은 간단하다. 두 명이 함께 하는 게임으로 서로의 진영을 볼 수 없는 상태에서 전함을 위치시킨 후 추측으로 좌표에 공격을 가해 상대 진영의 배를 먼저 모두 파괴시키면 이기는 규칙을 가지고있다.


처음에 이 영화의 소식을 들었을 때, 저 게임의 이름을 빌려와봤자 실제 게임을 떠올리게 할 만한 부분은 넣을 수 없을테고 그저 화려한 전투를 보여줄텐데 왜 하스브로가 엄청난 금액을 투자해가며 영화를 제작하는지 의문이 들었었다. (물론 블록버스터에 큰 금액을 투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하스브로는 어디까지나 장난감 회사이고, 그 자신의 장난감 이름을 걸었다면 그에 따른 홍보 효과 등의 부수적인 효과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 장난감이 가진 성격을 영화속에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보드게임과 거의 유사하게 진행되는 부분은 영화 중간의 작은 부분 뿐이지만 외계인과 레이더의 교란이라는 설정으로 무리없이 흥미있는 장면으로 만들어냈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서 보드게임이 떠올랐고, 끝나고나서 보드게임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으니 (영화가 흥행만 된다면) 하스브로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될 듯 하다. 




화려한 볼거리.


2억불로 추정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자된 영화 답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소금쟁이를 모티브로 했다는 외계함선들은 이젠 더 좋아질 경지가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인 CG의 힘으로 멋지게 그려졌다. 헤일로의 강화수트도 생각이 나고 아이언맨도 생각이 나는 외계인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소금쟁이 세 대의 모습도 자세히 보면 각기 개성이 있으며, 외계인들의 수트도 색이나 모양 등에서 조금씩 다르게 표현한 것도 매우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역시 이 영화의 백미는 함포사격을 포함한 함대의 전투이다. 구축함과 소금쟁이의 전투, 외계인들의 선진(?)기술이 담긴 무기들, 거대 전함(Battleship)인 미주리호의 드리프트 까지 2시간10분동안 지루할 틈 없는 화려함을 선사한다. '난 스토리엔 크게 신경쓰지않아. 화려하면 그저 좋아.' 라고 하는 사람들에겐 더없이 좋을 영화이다.




스토리? 그런거 없다.


이 영화는 취향에 따라 갈릴 수 밖에 없는데, 가장 큰 이유는 사실 딱히 스토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워낙에 단순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는 탓에 개연성이 없다거나 모순된다거나 하는 부분들은 없다. 무리하게 스토리를 넣다가 개연성을 상실하면 감상 자체에 방해가 되기도 하는데 (최근의 <타이탄의 분노>에서의 하데스의 심경변화 등...) 그럴 바에는 차라리 이 영화처럼 개연성이 없을 부분 자체를 만들지않는 것이 좋다. 모든 영화가 <다크나이트> 같을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스토리가 정말로 없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라서 영화 속에서 어느 정도의 이야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겐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닌 영화이다. 


사실 진주만 근처의 태평양에서 '미국'과 '일본'이 함께 힘을 모아 적을 무찌르고, 최후의 병기가 그 '미주리호' 라는 것을 보면 그들 스스로는 나름 의미도 담은 듯 하지만 우리한텐 그저 볼거리일 뿐... (일본의 항복문서 조인이 미주리호에서 이루어졌다.)


영화의 진행에서 의아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첨단 기술로만 봤을 때 마음만 먹으면 지구도 금방 정복할 기세인 외계인 및 외계함선이 선제공격은 절대 하지않으며 턴방식으로 공격을 해 주시는 자비를 배푸는 것이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선발대로 온 그들이 군대가 아니고, 본 행성에 신호를 보내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 가능하다. 일단 신호를 보내는 것이 최 우선 과제라면, 지구의 군사력이 얼마나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부른 선제공격은 안하는 것이 좋으니까. 아무튼 공격 의사 없는 민간인들은 공격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의외로 착할지도... (홍콩이 파괴된건 지구에서 쏘아올린 우주쓰레기 때문이다;;;)

외계인들이 왜 왔는지는 직접적으로 설명해주진 않지만 알렉스 하퍼의 눈에 잠시 비친 이미지를 보면 자신들의 행성이 거의 파괴되어 지구로 오려는 목적에 선발대를 보내 본 것이라는 설명이 가장 타당해보인다.




배우들.


<존 카터>와 <배틀쉽>에 연속으로 출연한 테일러 키취는 개인적으로 버지니아 보다는 하퍼가 더 맞는 옷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존 카터도 충분히 잘 어울렸지만, 자유분방함에 돌아이 기질도 좀 가진 (포텐셜만큼은 넘치는) 해군장교역에 딱이었다. 홍보에서 전면에 등장하진 않지만 주연급 배우인 아사노 타다노부의 연기 역시 좋으며 테일러 키취와의 호흡도 잘 맞았다. 스텔란 스카스가드의 아들인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모범생 해군장교인 형의 역할을 잘 맡아주었으며, 브룩클린 데커나 리하나의 연기도 부족해보이는 부분은 없었다. 총을 들고있는 리하나의 모습은 생각보다 훨씬 잘 어울렸고. 물론 이 영화에서 배우들이 감정선을 드러내며 감탄할만한 연기를 보여줄 장면은 없다.

많은 시간 등장하진 않지만 리암 니슨의 포스넘치는 "니가 타면 비행기 출격시키마" 라는 대사가 매우 멋있었다.




나 개인적으로는 적어도 극장에 앉아서 보는 시간 동안 얻은 재미로는 최근 1년간 봤던 영화들 중에서 최고로 꼽을만한 영화였다. 물론 이야기로서의 영화의 존재가치를 생각하면 '가치가 없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지만 애초에 볼거리가 목적인 영화가 아니었던가. 블록버스터라는 것이 너무 볼거리 위주로만 치우치는 것도 안좋은 현상이긴 하지만 가끔 이렇게 뇌를 비우고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들이 나와주는 것도 좋지않은가. 제목 바꿔도 좋으니까 과학자가 말한 것 처럼 5만대 쯤 침공해서 지구의 군사력이 얼마나 강한지도 속편에서 보여줫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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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들

영화/감상 2012. 4. 15. 21:37 |

(시간이 나면 하나씩 다시 써 볼지도 모르는) 간략한 감상들


밀레니엄: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스웨덴판)

- 1편보다는 긴장감이 없어서 만족도는 떨어졌다.
- 소설은 읽지도 않았고 헐리웃판 1부를 먼저 봐버려서 다니엘 크레이그의 미카엘이 보고싶어졌었다.
- 리즈벳은 불사신이었다....


타이탄의 분노

- 볼거리는 충분하다. 쓸데없는 이야기도 별로 없고 볼거리에 치중한 영화.
- 안드로메다 역을 맡은 로잘먼드 파이크는 전편의 안드로메다 공주 보다 훨씬 좋았다. (외모가...)
- 리암 니슨과 랄프 파인즈의 콤비 플레이는 그냥 멋이 좔좔 흐른다. 
- 하데스의 심경변화는 너무 뜬금없어서 뭐라고 설명하기도 힘들 정도;;;
- 큰 틀의 스토리만 만들어놓고 작가 없이 찍은게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로 디테일이 엉망이고 개연성도 없다.
- 영화를 보는 시간 동안 나름 만족스럽긴 했지만 그리스신화를 흥미롭게 비틀었기에 충분히 의미있는 스토리 전개가 가능했을 법도 한데 아쉬움이 훨씬 크다.
- 최종보스는 어째 전편의 크라켄 보다도 더 훅 가버리셨다.



언터쳐블 : 1%의 우정

- 이 영화는 짧게 몇 마디로 설명하긴 힘들고, 기회와 시간이 된다면 꼭 봐야할 영화.



인류멸망보고서

멋진 신세계 : 좀비물이 취향이 아니라서 보는데 좀 불편했다. 하지만 류승범의 연기는 역시. 깨알같은 봉준호감독의 출연과 예상을 뛰어넘는 자연스러운 연기가 포인트
천상의 피조물 : 다 제쳐두고... UR에서 만든 RU-4(인명스님) USR에서 만든 NS-5(<아이, 로봇>의 써니)와 그 디자인이 너무도 비슷했다. 김규리(김민선)씨의 연기는 정말 별로다.
해피버스데이 : 독특한 설정이 마음에 들었다. 가족의 이야기 부분도 재밌지만 류승수와 이영은의 뉴스 진행 현황이 정말 재밌다.

- 세 편의 이야기가 담긴 옴니버스 영화라서 각각의 작품이 깊이있고 자세한 이야기를 다루고있진 않다. 
- 나쁘진 않았지만 딱히 추천할만하지도 않은 영화



헝거 게임 : 판엠의 불꽃

- 나름 잘 만들어진 시리즈의 첫 작품.
- <트와일라잇> 시리즈급 흥행 폭발력을 북미에서 보여준 것 치고는 국내 정서에는 맞지 않는 듯. <트와일라잇> 시리즈 역시 국내에서는 그다지 큰 흥행을 하지 못하긴 했다.
- 제니퍼 로렌스는 이제 '유망주'로 부를 단계는 지난 듯 하다.
- 영화에서 '헝거 게임' 자체가 주는 재미가 거의 없다는 것이 불편한 진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 게임 자체가 주는 재미를 보여주려 하게 되면 <배틀 로얄>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 문제는 로맨스. 캣니스와 피타의 로맨스는 그게 캣니스의 진심이든 아니든 <타이탄의 분노>에서의 하데스의 심경변화 만큼이나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 원작에서의 표현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게임 참가자들의 개성이 조금은 더 부각되었었다면 좋았을 듯.
- 피타 넌 그 뛰어난 힘을 왜 쓰지않는것이냐;;
- '루'의 목소리가 참으로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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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카터" 는 타잔의 원작자로 잘 알려진 '에드가 라이스 버로우스'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이다. 총 11권의 시리즈가 나온 "바숨"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 "화성의 공주"가 영화화 된 것이 바로 <존 카터>이다. 그리고 이 "화성의 공주"가 출판된 시기는 무려 1912년. 딱 100년 전이다. 벌써 100년 전에 이계로 떠나 영웅이 된 SF를 그렸으니 영화 광고 문구에 쓰인 "아바타, 스타워즈를 탄생시킨 불멸의 원작" 이라는 말이 허언이 아니다. 실제로 영화 감독들을 포함 많은 작가들이 바숨시리즈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고있다.

하지만 원작의 위대함과 별개로 영화화에는 큰 걸림돌들이 있다. 이미 <아바타, 2009>라는 작품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물론 <스타워즈> 시리즈도. 즉, 영화로 제작된 시기가 늦었다는 말. <아바타>가 바숨시리즈의 영향을 받았다하더라도 이 원작을 영화화 할 때에는 <아바타>의 영향을 다시 받을 수 밖에 없다. 100년전의 원작이 당시에는 매우 새로운 이야기었을지라도 지금은 전혀 새롭지가 않아졌다. 특히나 원작을 잘 모르는 한국 같은 곳에서는 예고편을 보면 심하게는 "아바타의 아류"라고 까지도 생각해버리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배경이 화성이라는 것도 무리수. 1912년에는 '화성에 외계인이 살고있다' 라는 것이 신선하고도 좋은 소재였을지 모르지만 2012년인 지금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이미 화성에 탐사로봇까지 보낸 것이 현재의 기술이니까. 제작사 측에서도 고민을 했을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데, 결론적으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문제였던 듯. 그래도 그냥 그러려니 받아들이니까 괜찮긴 했다.

그럼에도 영화는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기엔 충분한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물론 "충분한"이지 매우 좋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점부터 짚어보자면, 일단 원작의 영화화라는 부분에서의 한계점이 곳곳에서 드러나는데 많은 사건을 다루면서 진행이 매우 급해졌다. 덕분에 저 사람이 왜 저러나 이해를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제법 많다. 주인공의 감정의 변화도 너무 쉽고 빨랐다. 이 역시 앞서 말한 문제점에서 비롯된 것. 

볼거리 측면에서는 기대했던 것 보다도 훨씬 만족스러웠다. 일단 화성의 분위기를 잘 묘사했으며, CG 또한 이제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팔이 네개라서 부러운(?) 외계인들과 화성의 좀 빠른 애완견;; 등 모든 CG 캐릭터들이 진짜처럼 영화에 녹아있으며 비공선의 디자인 등도 좋았다. 
액션씬들도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데 점프 능력이라는 딱히 화려할 것 없는 능력을 십분 활용하여 좋은 볼거리를 만들어줬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라면 "존 카터"가 처음으로 제대로 싸우는 일대다수의 싸움에서 '잭 스나이더'의 스타일을 이용해서 전투를 좀 더 자세히 묘사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중간 중간 적절하게 들어간 유머코드도 좋았다. 특히 뒷통수를 맞는 존 카터.

영화의 전반부는 아쉬운 부분이 더 많았는데 후반부는 훨씬 만족스러웠다. 특히 엔딩 부분의 "존 카터"의 페이크는 상당히 마음에들었다. 2편이 나온다면 보고싶다는 생각은 충분히 가질만큼 만들어진 영화. (하지만 안나오겠지;;;)



# <월 E>의 앤드류 스탠틈 감독이라는 기대치에 비해서는 아쉬웠다. 이는 <인크레더블>의 브래드 버드 감독이 <미션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을 통해 너무 멋진 실사영화 데뷔를 보여줬기 때문이기도 한 듯.

# 원작에 나오는 설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피를 파란색으로 설정한 것은 신의 한 수 인 듯. 영화에 나오는 파란 피가 전부 빨간색이었다면 이 영화는 무조건 R등급;;

# 붉은 디즈니성은 멋있었다. 

# 디즈니는 이 정도의 제작비를 투자해 영화를 만들려면 좀 적극적으로 홍보도 하고 해라;;; 니들이 이미 포기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 "영어"용 물약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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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약

영화/감상 2012. 3. 19. 01:10 |




사실 레이첼 맥아담스가 아니었다면 딱히 관심가질 일도 없는 영화였다. 원래 딱히 레이첼 맥아담스의 팬은 아니었는데 <셜록홈즈 : 그림자 게임, 2011>에서 초반에만 등장했던 것이 너무 아쉬워서였을까, 이 영화에 관심이 생겼다. 그러고 보면 레이첼 맥아담스가 나온 영화는 <셜록 홈즈> 시리즈 두 편을 제외하면 <웨딩 크래셔, 2005>와 <시간여행자의 아내, 2009>만을 봤었다. <웨딩 크래셔>는 오웬 윌슨과 빈스 본 콤비가 주연이라 다른 캐릭터가 기억에 잘 남아있지가 않다. 뭐 사실 이 영화는 당시에 웃으며 보긴 했는데 내용도 잘 기억이 안난다. <시간여행자의 아내>는 에릭 바나가 더 기억에 남아서;;;
아무튼 결론은 레이첼 맥아담스 때문에 본 영화라는 것.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후회하진 않을 영화가 되었다는 것.

채닝 테이텀의 경우 이 배우가 미국에서는 먹혀들어가는 배우인지가 궁금하다. <퍼블릭 에너미, 2009>에서 조연으로 나왔다는데 기억도 안나고...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 2009> 에서는 왜 블록버스터의 주연으로 얘를 골랐을까 의문이 들었었다. 그런데 꾸준히 나오니 이건 역시 미국에서는 어느정도 먹힌다는 이야기일까. 아무튼 내 주위, 특히 여자들은 대부분 남자주인공이 별로라고... 그래도 이 영화에서의 배역은 잘 소화했다.

웹에서 본 평가도 그렇고 주위 평가도 그렇고 그다지 좋진 않아서 큰 기대없이 여자주인공이나 보자는 심정으로 들어가서 그런지 오히려 생각보다 만족스러웠다. 다른 것 보다도 기억상실 이후로 극적인 사건 없이 현실적인 부분들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풀어나간 점이 마음에 들었다. 크게 인상깊지도 않았지만 편안하게 볼 수 있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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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의 도시락

영화/감상 2012. 3. 12. 00:45 |




인도 영화는 별로 땡기지가 않아서 거의 본 작품이 없는데 이 영화는 왠지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주인공 스탠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학교에서의 이야기는 상당히 밝고 경쾌하게 그려져있다. 스탠리를 포함한 친구들은 귀엽게도 매우 연기를 잘 해주었으며 크게 세 가지의 형태를 대변하는 듯한 세 명의 선생님들의 모습도 잘 그려져있다. 긴 호흡이 없이 짧게 짧게 끊어진 연출도 영화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준다. 하지만 역시 영화에 빠져들 수 있는 포인트는 포스터에도 나타난 스탠리의 꾸밈없는 웃음이다.

그런데 영화가 담고 있는 주제 자체는 매우 무겁다는 것을 마지막에 알 수 있다. 스탠리가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이유는 부모님이 돌아가셨기 때문이고, 맡아서 키우는 삼촌이라는 작자는 귀찮은 짐덩어리에 일꾼으로만 보기 때문이다. 그런 스탠리의 상황에 대해 가장 좋은 모습의 선생님인 영어선생님 조차도 전혀 알지 못한다. 마지막까지 밝게 표현되었지만 그 밝음이 오히려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다. 

영화에서 아쉬웠던 부분이라면 스탠리와 함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추가 되는 "베르마 선생님"의 모습이다. 학생들의 도시락 뿐만아니라 동료 선생님들의 도시락도 얻어먹는 모습이 그저 식탐 많은 선생님의 모습으로는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캐릭터가 너무도 이해의 범위 밖에 있어서 집중력이 좀 흐트러졌었다. 다만 놀라웠던 것은 베르마 선생님이 영화의 감독인 "아몰 굽테" 였다는 것.

영화의 시작 부분에 간단한 에니메이션으로 영화 전체를 표현해주는데 그 부분이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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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니클

영화/감상 2012. 3. 9. 11:03 |



간만에 마음에 드는 국내 포스터가 뽑아져나왔다. 일단 "시작한다" 가 아닌 것만으로도 웬만한 포스터보다는 나은데 문구 자체를 참 잘 만들었다. 원래 포스터의 문구와 국내 포스터의 문구가 같은 말은 아니지만 하나로 통하고 둘 다 영화와 매우 잘 어울린다. 제목의 한글폰트가 원본 포스터와 약간 안어울리는게 작은 단점.

3월 15일 개봉 예정인 <크로니클>을 시사회를 통해서 미리 접할 수 있었다. 
<크로니클>은 추정 제작비 1200만달러의 초저예산 SF영화로 북미에서만 제작비의 다섯배를 벌었으며 월드와이드로 1억불을 넘어선 수익을 올렸다. 평가 또한 상당히 준수한 편으로 늦게나마 잡혀있는 국내 개봉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미리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상당히 기대를 가지고 봤다. 


한 번 쯤 '나에게 초능력이 있었다면' 이라는 생각을 해 본 사람은 제법 많을 것이다. 그 초능력이 어떠한 능력이 되었든. 이 영화의 소재는 바로 이러한 단순한 상상을 현실로 보여주는 것이다. 평범한 세 명의 청소년이 큰 힘을 가지게 되었을 때 어떠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사실 평범하다고 하기에 주인공인 앤드류의 성격이 정규분포를 좀 벗어나있긴 하다.)

초능력을 가진 세 청소년들이 그 초능력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잘 표현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 또한 설득력있게 잘 그려진다. 보는 사람에 따라 무거운 주제라고 느낄 수도 있고 그냥 가벼운 상상 정도로 느낄 수도 있지만 영화의 분위기 자체는 어두운편이다. 그건 일단 앤드류의 성격이 어둡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 속의 카메라에 촬영된" 화면만을 보여준다. 영화의 종반부에 그렇지 않은 화면이 섞인 듯하긴 한데 확실하진 않다. 하지만 그 장면들도 몇 컷 뿐이다. 페이크 다큐의 형식을 사용했던 <블레어 위치, 1999>나 <클로버 필드, 2008>을 떠올릴 수가 있는데 이 영화는 영화속의 카메라를 사용했으면서도 페이크 다큐의 형식을 사용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화면들을 이용했을 뿐. 후반부에는 영화 속의 CCTV 카메라도 자유롭게 이용한다. 앞서 언급한 두 영화 보다 카메라의 흔들림이 훨씬 적어서 관람 역시 훨씬 편하다는 평들이 많다. 내가 두 영화를 보지 못해서 직접 비교는 못하지만 확실히 '핸드헬드' 치고는 흔들림이 많진 않다. 물론 이는 핸드 헬드를 넘어서는 촬영기법(?)이 영화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화면의 흔들림에 지나치게 민감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긴 힘들 듯 하다.

예산이 상당히 적어서 CG 촬영 부분은 최근의 영화들에 비하면 확실히 부족함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최근 블록버스터들의 추세(?) 처럼 개연성 없고 엉망인 이야기를 CG의 화려함으로 커버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CG의 부족함을 충분히 커버해준다. 물론 이러한 관대함은 저예산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봤던 것도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초능력을 얻은 세 친구들의 연기도 괜찮았으며, 특히 주인공 앤드류 역의 "데인 드한"은 미모가 절정에 달했던 시절의 디카프리오를 떠올리게 하는 외모를 가졌다. 물론, 미모의 수준이 디카프리오와 비슷한 것은 아니다.

83분이라는 짧은 상영시간을 가졌으면서도 충분한 이야기를 펼쳐보이는, 전반적으로 상당히 잘 만들어진 영화이다. 다만, 국내 예고편이 일반적인 초능력자들의 액션을 보여주는 영화처럼 생각하게 할 여지가 있는데 결코 그런 영화는 아니다. 이러한 점을 미리 알고 흥미가 생긴다면 충분히 만족할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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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5센티미터

영화/감상 2012. 3. 4. 13:19 |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인 <초속5센티미터>와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가 국내에 블루레이로 발매가 되며 그와 연계된 행사로 상암 CGV에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 특별전"이 열렸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직접 방한해 무대인사 및 싸인회를 함께 하는 행사였으며 <초속5센티미터>,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와 함께 가장 최근 작품이었던 <별을 쫓는 아이>가 상영되었다.

싸인을 받아야 할 특수한 임무(?)가 있었는데, 싸인회가 함께 있는 상영은 <초속5센티미터>와 <별을 쫓는 아이> 두 작품이었다. <별을 쫓는 아이>를 더 최근에 보기도 했고 실제로 이 작품은 상대적으로 아쉬웠던 작품이었으며, <초속5센티미터>를 스크린에서 다시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극장을 찾았다.

사실 애니메이션은 그다지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 많은 작품을 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2D 애니메이션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뽑으라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토토로>와 함께 이 작품을 뽑는다. TV방영 애니메이션들의 극장판(ex. 원피스 등)을 제외한다면 "일본애니메이션"이라고 했을 때 일단 떠오르는 것이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들이었다. 그 작품들은 대부분 애니메이션이기에 표현가능한 판타지를 보여줬다. 이는 <토토로>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러한 모습과 완전히 다른 것을 보여준다. 이번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무대인사에서 이 작품이 세계의 위기가 오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적들이 나오는 것도 아니라서 사람들이 좋아해줄지 걱정이었다는 의미의 말을 했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대표작이 되었다. 

사실 작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이 없다. 상영시간은 약 한시간으로 짧은편이며, 타카키라는 이름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세 가지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 세가지 이야기를 통해 주인공들의 모습을 매우 감성적으로 담아내고있다. 이 작품이 담고있는 감성이 일본 보다는 한국에 더 가까운 감성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실제로 그런지 감독님도 한국에서 더 팬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는 말을 했었다. 

그런데 이 작품의 최고 장점은 감성보다도 놀랍도록 아름다운 화면이다. 특히 배경의 묘사가 매우 뛰어나서 극장의 스크린으로 보면서 먼 거리지만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을 계속 했었다. 1화에서의 눈이 내리는 곳을 달리는 전철이라던가, 2화에서의 하늘의 모습이라던가. 도시의 중심으로 들어와버린 3화의 이야기를 제외하면 1,2화 전체가 이야기에 상관없이 화면만 보고있어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렇기에 이 작품의 발매 소식에 구입을 살짝 망설였었는데 안샀으면 나중에 큰 후회할 뻔 했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 이번 특별전에서 <초속5센티미터>와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는 발매된 블루레이를 상영을 한 것으로 화질은 매우 뛰어났다. 상영이 끝나고 극장 스크린으로 블루레이 메뉴를 볼 수 있었던 것이 나름 재미난 이벤트라면 이벤트.

큰 상영관은 아니었지만 극장 스크린에서 블루레이 메뉴를 볼 수 있었던 것은 나름 신선한 이벤트(?)였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무대인사는 상영이 끝난 후 진행되었다. 사실 상영 전에 극장 로비에서 전(前)회차의 싸인회가 진행되고 있어서 이미 봤었는데, 작은 체구에 사람좋아보이는 인상이었다. 제법 긴 시간 진행되는 싸인회에서도 항상 웃는 모습으로 싸인해주고, 통역사가 있어서 대화도 가능하고, 일어서서 싸인을 해주며 악수하며 사진 촬영도 해 주는 친절한 모습을 끝까지 유지했다. "작품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으니 빨리 다음 작품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라고 했던 나의 말에 웃으며 열심히 하겠다며, 감사하다고, 다음 작품도 꼭 보러와달라고 대답을 했다.

아무튼 소기의 목적도 이루었고, '내가 여길 왜 올까말까 고민을 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즐거운 관람이었다.





# 역시 다시봐도 남자 주인공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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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고

영화/감상 2012. 3. 3. 02:55 |




"아아 놀라운 상상의 세계란!"

사실 개인적으로 그다지 재미는 없었다. 마케팅에서 나온 문제이기도 한데, 일단은 "판타지" 영화라고 부를 만한 영화는 아니다. 물론 이야기 자체가 사전적 의미의 "fantasy" 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그런 판타지 영화가 아니다. 그렇다고 딱히 가족 영화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고편이나 포스터만을 보고 들어간다면 상상과 전혀 다른 영화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포스팅 처음의 저 대사처럼 이 영화에서 우리가 상상하는 놀라운 세계를 보여주진 않는다.

이 영화는 초기 영화에 대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헌정 영화가 아닐까 생각된다. 영화의 감상평들을 보면 '황홀하게 멋있는 영화'라 평하는 사람도 있고 이 영화는 '스콜세지 감독이 자신이 소장하고 싶어서 만든 영화'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영화라는 매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느낌이 많이 다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측면에서 포스팅 처음의 저 대사는 매우 의미가 있어진다.

이 영화가 좋은 영화냐고 묻는다면 좋은 영화라고 대답할 수 있다. 하지만 재미있는 영화냐고 묻는다면 앞에서 말했듯이 재미는 없다고 대답할 것이다. 재미만 생각한다면 같은 날 국내 개봉을 한 <디스 민즈 워>가 훨씬 재밌었다. 영화에서 나름 미스테리라고 할 만한 부분은 초반에는 너무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다가 어느 순간에는 다 알려줘버린다. 두 아이의 모험이라는 측면도 실상 모험이라 부를만한 것이 전혀 없다. 그리고 영화가 초-중-후반부가 각각 다른 장르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영화라는 것이 재미로만 판단할 매체는 아니지 않은가. 그렇기에 이 영화를 봐야 할 이유는 재미라는 부분을 제외하고서도 충분히 많다. 물론, 개인의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재미 있을 수도 있고 재미있다는 사람들도 많다. 아무튼, 먼저 아카데미 시상식의 기술상 부분을 휩쓸었을 만큼 화면이 매우 아름답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곳은 파리의 기차역 내부가 거의 대부분이지만 기차역 내부의 모습 묘사도 매우 정교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으며 역 밖으로 보이는 파리의 모습도 역시 아름답게 그려진다. 무엇보다도 3D 효과가 매우 좋다. 두 아역 주인공들과 함께 벤 킹슬리, 사샤 바론 코헨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좋고, 출연 분량이 많지 않지만 크리스토퍼 리 할아버지의 위엄은 여전하다. 과거의 무성영화들을 큰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경험을 간접적으로 준다는 것 또한 이 영화를 볼 충분한 이유가 된다. 

영화에 사용된 3D의 기술력은 매우 뛰어나다. 원래 다른건 다 제쳐두고라도 3D에 대해서 만큼은 모두 최고라 인정했기에 기대가 많이 컸었다. 영화 전체가 3D 효과로 표현되어 있으며 매우 자연스럽다. 3D로 보여주기 위해 잡힌 구도들도 많았으며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장면들 ─ 예를 들면 회전하며 올라오는 형태의 계단 중심부분 ─ 에서 특히 뛰어나다.

사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3D 영화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의아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었다. 3D에 가장 관심이 없을 것 같았던 감독 중의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니 이 영화는 3D가 필수인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뤼미에르 형제"가 처음에 열차가 스크린으로 달려오는 것을 보여줬을 때 사람들이 움츠러들며 놀랐던 모습들일을, 이미 시각적인 효과에는 익숙해져있는 현대의 사람들이 3D안경을 끼고 마치 눈앞에 온 듯한 영상의 모습에 손을 뻗으며 신기해 하는 모습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아바타, 2009> 보다 앞서 나왔다면 영화사적 가치는 훨씬 더 커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84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다 수상작인 <아티스트>와 <휴고>는 모두 이전 시대의 영화에 대한 모습을 보여준다. 한 영화는 직접적인 과거의 영화의 모습으로, 또 한 영화는 영화 속에서 주제가 되어 등장하는 모습으로. 그렇기에 <아티스트>가 그러했듯, 아니 오히려 "영화를 위한 영화"인 이 영화는 시간이 흘러도 훨씬 큰 의미로 남아있을 영화가 될 것이다. 

휴고를 따라 영화관에 숨어들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영화를 보며 즐거워하던 이사벨의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




# 최근에 봤던 <언더월드4 : 어웨이크닝>의 IMAX 3D의 질이 너무도 좋아서 <휴고>의 3D의 만족도가 더 좋게 나올지 궁금했었는데, 만족도가 훨씬 좋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사용된 3D 효과의 질은 <휴고>가 더 좋은데 아무래도 액션 영화인 <언더월드4>의 화려함의 효과가 강렬했기 때문인 듯.

# 사실 재미고 뭐고를 떠나서 클로이 모레츠가 등장하니 그것만으로도 의미있다;;; 정확한 대사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사벨이 자기는 이 세상에서 어떠한 역할로 필요한 존재일까를 휴고에게 묻는 장면이 있다. 넌 그냥 존재 자체가 의미있는 역할이란다......

# 덤으로 클로이 그레이스 모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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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민즈 워

영화/감상 2012. 3. 1. 17:12 |



영화 제체에 대해서는 크게 이야기 할 것이 없다. 최근 개봉한 <맨 온 렛지>보다 킬링타임용으로 훨씬 적합하다는 정도라고나 할까. 시종일관 유쾌하게 이야기가 전개되고 그 유쾌함을 마지막까지 유지시켜주기 때문이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최고의 CIA 현장 요원이자 둘도 없는 친구인 FDR과 터크가 한 여자를 따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적절하게 나와주는 유머도 좋고, 원래 액션은 괜찮게 찍었던 맥지 감독인 만큼 간혹 등장하는 액션씬도 나쁘지않다. 세 주인공 사이의 이야기 이외에 한 가지의 이야기가 줄거리에 함께 엮여있는데 그 이야기를 주 이야기에 심각하게 집어넣지 않아서 오히려 영화가 더 깔끔했다. 한 번 보고나서 다시 보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영화이지만 웃고 즐기며 스트레스 풀기엔 매우 좋을 영화. 아, 물론 두 주인공을 좋아하는 여성팬들에겐 여러번 봐도 좋을 영화;;;




# 아무리 봐도 리즈 위더스푼은......

# 그러므로 아비게일 스펜서(케이티 역) 승......

# 톰 하디가 키가 좀 크다고 느꼈고 크리스 파인은 그리 크다는 느낌은 못 받았었는데 오히려 크리스 파인이 훨씬 컸다. 톰 하디가 생각보다 작구나...라 생각하며 찾아봤더니 톰 하디 180cm, 크리스 파인 185cm...... 참 크구나..

# 처음부터 끝까지 FDR이라고 말하는데 친절히 "프랭클린"으로 자막 달아주시는 센스... 제발 그냥 부르는대로 좀 적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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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온 렛지

영화/감상 2012. 3. 1. 00:09 |


ledge가 우리말로 정확히 어떻게 쓰이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편의상 난간이라고 하자. 영화의 제목이 <Man on a Ledge>이고 실제 포스터에도 난간에 서 있는 주인공의 모습이 있긴 하지만 제목은 주인공의 현재 처지를 비유하는 말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냥 그 의미 그대로다. 실제로 대부분의 상영시간 동안 주인공 샘 워싱턴은 고층 호텔의 창문 밖 난간에 서 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나서 <폰 부스, 2002>를 떠올렸다.

영화 도입부를 지나서 주인공 "닉 캐시디"는 고층 호텔의 난간에 선다. 물론 영화를 보면서 누구나 다 예측하겠지만 목적이 자살은 아니다. 닉이 난간에 선 상태에서 지목한 경찰인 리디아 머셔 형사와 대화하며 관객들에게 돌아가는 상황을 조금씩 보여준다. 영화 자체가 엄청난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것은 아니며 구조가 매우 뛰어나게 짜임새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큰 무리없이 잘 진행되며 긴장감도 나름 유지가 된다. 마지막에 약간 "잉??" 하는 무리수가 있긴 하지만 어차피 작품으로서의 영화가 아니니 애교로 본다면 봐 줄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조금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킬링 타임 용으로는 무리없이 볼만한 영화이다.



# <아바타, 2009>에서의 제이크 설리와 <터미네이터 샐베이션, 2009>에서의 마커스 라이트로 사람들에게 각인되고 <타이탄, 2010>에서도 마찬가지의 머리스타일로 나와서 샘 워싱턴의 긴머리가 많이 어색했었는데 이제 슬슬 익숙해지는 듯 하다. 그래도 짧은 머리일 때가 더 멋있어 보이는건 여전하다.

# 리디아 머셔 형사를 연기한 엘리자베스 뱅크스가 참 괜찮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헝거 게임, 2012>이 기대되는 이유에 한 가지 더 추가. 그나저나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미스 브랜트 역(신문사 편집장 비서)이었었다니;;;

# 안소니 마키는 개인적으로 "파파독"의 모습이 정말 강렬했었나보다. 보는 순간 떠오른 것이 <허트 로커, 2008>도 <리얼 스틸, 2011>도 아닌 많이 등장도 안한 <8마일, 2002>이라니...

# 동생 커플로 나온 "제이미 벨"과 "제네시스 로드리게스"가 각각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인 <설국열차, 2013>과 김지운 감독의 차기작인 <라스트 스탠드, 2013>에 출연한다는 것도 재미난 관람포인트이다. 제이미 벨이야 <빌리 엘리어트, 2000>에서부터 많이 알려졌지만  제네시스 로드리게스는 이 영화 이전에는 TV시리즈 밖에 출연하지 않아서 김지운 감독의 차기작 캐스팅에 올라왔을 때 어떤 배우인지 궁금했었는데 이 영화를 통해 미리 볼 수 있어서 좋았다.

# 별로 나오지 않지만 역시나 엄청난 포스를 뿜어주시는 애드 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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