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린느 누님께서 돌아오셨다!
돌아온 셀린느 누님의 영화는 2012년 가장 만족스러웠던 액션 영화이다.... 라고 말하고보니 이미 봤었던 <스타워즈ep1>을 제외하면 액션 영화가 없었구나;;;
# 언더월드 시리즈
소위 말하는 "광택 쫄쪽이" 의상을 입고 화려한 몸짓을 보여주시던 베킨세일 여사님의 <언더월드> 시리즈가 돌아왔다. 벌써 네 번째 이야기. 3편이 프리퀄이었으니 셀린느의 이야기로 치면 세 번째 이야기이다. 여전사, 뱀파이어, 어두운 분위기, 고어액션. 거친 B급 영화*의 느낌이 물씬 나는 이 시리즈는 모두에게 호평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시기에 시작되었던 밀라 요보비치의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와 함께 좋아하는 사람들은 매우 좋아하는 시리즈였다. 프리퀄로 제작된 3편의 경우 국내에서는 케이트 베킨세일이 출연하지 않음에 따라 그나마 있던 수요도 없어져서 반응이 거의 없었지만 (그리고 나도 안봤지만;;;) 해외에서는 수익 면에서나 평가 면에서나 1,2편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심지어 썩은토마토 지수는 네 편 중에서 가장 높다. 네 편 모두 수치가 매우 낮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시리즈의 포스터들. 가끔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3편의 저 분은 케이트 베킨세일이 아니라
로나 미트라이다. 4편의 포스터가 아쉬운점은 포스터의 분위기가 너무 밝아졌다는 점.
<어웨이크닝>의 전단지를 보면
"3억불 흥행의 액션 블록버스터" 라는 광고 문구가 있다. 하지만 사실 이 문구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있는 문구이다. 일단 "3억불 흥행" 이라는 부분. 이전 세 편의 영화의 전세계 수익을 모두 더해야 나오는 수치이다. 모조 수치로는 사실 3억불이 약간 안된다. 최근 거대 제작비 블록버스터들이 북미에서만 수억불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이다. 즉, 애초에 엄청나게 흥행하던 시리즈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액션 블록버스터". 블록버스터의 의미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긴 하겠지만 제작비라는 기준을 넣는다면 블록버스터는 아니다. 1편의 제작비는 $22m. 제작비 2억달러의 영화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현 헐리우드를 생각하면 2천2백만달러라는 제작비는 초저예산 메이저 영화이다. 저에산 SF영화로 이목을 끌었던 <디스트릭트9>도 제작비가 3천만 달러였다. 심지어 영화는 전 시리즈 R등급(국내등급 청소년 관람불과). 물론 제작비 대비 흥행으로는 매우 뛰어났으며 시리즈가 지속될 수 있는것 만으로도 성공적이다. 굳이 전단지의 문구 하나를 꼬투리 잡아서 길게 이야기를 풀어 본 이유는 <언더월드> 시리즈의 정체성을 좀 더 제대로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번 4편의 제작비는 7천만달러로 이전 세 편에 비해 많이 늘었다.
# Awakening
어찌되었든 다시 복귀를 한 베킨세일 여사님의 모습은 오히려 더 멋있어졌다. 시리즈가 3년 주기로 계속 나왔지만 3편이 프리퀄이었으니 본 이야기는 6년만에 다시 나온셈이다. 영화는 도입부에서 1,2편을 요약 전달을 해 주는데 체감상 2~3분 정도의 시간에 놀라울 정도로 깔끔하게 요약을 해서 보여준다. 이번 4편 자체가 복잡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짧은 요약만으로도
이전 시리즈를 안 본 사람들도 무리없이 관람을 할 수가 있다. 물론 이전 시리즈를 봤어야 알 수 있는 세세한 부분들도 있긴 하지만. 영화의 상영시간은 88분으로 최근 영화들에 비하면 매우 짧은 편이다. 엔딩크레딧과 도입부의 요약 부분을 빼면 실제 상영시간은 80분 남짓 밖에 되지않는다. BBC의 드라마인 <셜록> 한 회분 보다도 짧은 시간이다. 80분이라는 시간 안에 충분한 액션씬은 들어갔으니 시간이 좀 더 길어졌다면 이야기의 전개 부분에 할애되었을 것이다. 제작/연출 측이 아마 이 부분에서 조금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드는데, 좀 더 자세한 설명과 타이트한 전개 사이에서 후자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선택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대 성공이다. 어차피 복잡한 이야기가 아니라 영화에서 보여준 설명 정도로 충분히 이해가 가능했고 지루할 틈 없이 보여준 액션의 향연은 즐기기에 충분했다. 속편에 대한 떡밥을 던져주면서도 찜찜하지 않게 끝낸 결말도 깔끔했다. 본 이야기 자체도 매우 깔끔했다. 각본을 쓰면서 '에이 몰라 그냥 새로 시작해버리자.' 라는 기분으로 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전편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이으면서도 복잡한 생각 할 것도 없고 그렇다고 허점이 보인다거나 너무 막 진행된다거나 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작품으로서의 영화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겐 실망을 줄 수도 있지만
여흥으로서의 영화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후회하지 않을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 3D
언젠가 3D에 대해서 다시 글을 쓸 일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냥 간단히 이야기를 해 본다. 단락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3D 효과는 지금까지 나온 실사 영화 중에서는 단연 최고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3D 영화가 매우 많이 나오고 있다. 헐리웃 액션/SF 영화는 웬만하면 3D로 제작이 된다고 보면 될 정도이다. <아바타, 2009> 라는 엄청난 영화의 등장이 촉발시킨 이 3D의 범람은 사실 문제가 좀 있다. 3D는 3D인데 데체 뭐가 3D인지를 알 수 없는 영화들이 난무한다는 것이다. <아바타>가 대 성공을 거두고 뒤어어 죠니 뎁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2010>가 작품성과는 별개로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그 결과 헐리웃 제작사들이 눈을 떠버렸다. 우리나라는 흥행의 척도를 "관객수"로 보지만 미국의 경우 "극장수익"을 1차 기준으로 본다. 3D 영화의 경우 일반적으로 티켓 가격이 2D 상영의 1.5배이다. 같은 수의 관객이 영화를 봐도 극장수익이 크게 늘어난다는 이야기이다. 수익 자체도 늘어나고 표현되는 수치도 늘게된다.
문제는 이렇게 범람하는 3D 영화들의 효과가 실제로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아바타>와 <앨리스>의 무시무시한 흥행력에 자극받아 개봉일을 일주일 늦춰가면서까지 3D 컨버팅을 했던 샘 워싱턴 주연의 <타이탄>은 "자막만 3D"라는 혹평을 들어야했다. <아바타> 처럼 처음부터 3D 카메라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촬영후 후반적업을 통해 "3D 컨버팅"을 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 사실 이 경우 만족스러운 결과가 그다지 많지 않다. 나 또한 애니메이션을 제외하면 <아바타> 이후 만족스럽게 봤던 3D는 단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 최근에 3D 재개봉을 했던 <스타워즈 ep1>의 경우는 안경을 벗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고 말해도 될 정도였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3D로 개봉하는 영화라도 2D로 보려고 노력한다.
<언더월드4> 또한 원래는 2D로 볼 생각이었으나 3D 표현에 대한 몇 몇 리뷰들이 호평일색인 것을 보고 계획을 바꿨다. 결과는 앞서 말한 것 처럼 최고의 효과를 보여준다. 물론 <아바타>의 3D 완성도가 너무나 뛰어나긴 했지만 <아바타>의 주 배경인 판도라 행성의 모든 장면들이 실사라기보다는 애니메이션에 더 가깝다는 점을 생각하면 실사 영화 중에서 최고라고 말하기에 충분하다. 이 정도로만 나와주면 앞으로도 3D영화를 계속 봐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레드 에픽. 그리고 아이맥스.
레드 에픽(Red Epic)은 "화질이 깡패"라는 이야기를 듣는 카메라이다. <컨테이젼, 2011> 아이맥스 관람에서 이미 한 번 느꼈었지만 5K의 원본 소스는 실로 엄청나다. 1,2편 요약이 끝나고 셀린느가 등장하는 첫 장면에서의 화질은 정말 "헉" 소리가 날 정도로 좋았다. 카메라가 이렇게 발달해준다면 "건판 크기가 깡패" 라는 아이맥스 필름의 위대함도 곧 넘어설 수 있을 듯 하다. 그나저나 "dual-strip 3-D"는 또 뭐고 "Atom 3D Rig"는 또 뭔지... 시간날 때 자세히 알아봐야겠다.
아무튼 레드 에픽을 이용해 촬영된 <언더월드4>는 IMAX 상영에서도 엄청난 화질을 보여줬다. 게다가 이 영화의 경우 일반 상영은 시네마 스코프 비율은 2.35:1인 반면
IMAX 버전은 화면비율이 1.78:1, 즉 16:9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환경인 왕십리 IMAX의 큰 스크린을 손실없이 가득 채워서 보여준다. 이러한 화면 비율의 차이는 개인적으로 IMAX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 영화를 관람할 생각이 있다면 주저없이 왕십리 IMAX를 선택하길 추천한다. 물론 티켓 가격은 좀 비싸다;;;
# 인디아 아이슬리.
"Eve" 역의 인디아 아이슬리
눈은 확실히 엄마를 닮았다.
인류 역사에 남으실 "올리비아 핫세"의 딸이다. 스틸로만 봤을 때는 잘 몰랐는데 영화에서 보니 상당히 이쁘신 분이다. 물론 어머님에 한참 못 미친다는건 조금은 슬프지만... 어디까지나 어머님께서 워낙 뛰어나셔서 그런것이니 앞으로 많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영화에는 "이브" 역할로 출연한다.
전단지에 "미지의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자기 자신조차도 그 능력을 알지 못하다." 라고 적혀있는데 문제는 영화를 다 본 관객도 그 능력이 뭔지 알 수 없다;;; 5편에는 나오려나.....
아래는 딸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생각나서 오랜만에 찾아본 올리비아 핫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