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다른 부분은 다 제쳐두고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링컨 연기만으로도 일단 볼 가치가 충분하다. 미국 역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있었다면 영화를 이해한다거나 받아들이는 느낌이 크게 달라졌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해서 아쉬운 느낌도 좀 있다. 현재와는 너무도 다른 민주당과 공화당의 모습도 신기했다.

다만 금세기 들어와서 어느정도는 재평가 되고 있는 링컨의 모습에 대한 시각은 전혀 없이 기존 위인전의 링컨 모습 그대로라는 부분이 조금 마음에 걸리긴 했다. 물론 재평가라고 해도 그러한 시각이 진실이라고 볼 수 없긴 하지만.

취향에 따라 두 시간 반의 긴 상영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영화이긴하다. 개인적으로는 참 재밌게 봤으면서도 영화 외적인 이유(?)로 초반부에 계속 졸았다는 것이 유머;; 잠시 눈을 감았다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씬이 바뀐 것이 대체 몇 번이더라....




투 로마 위드 러브

참고로 국내 개봉명은 To 가 빠진 <로마 위드 러브>.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는 <스쿠프> 밖에 본 적이 없던 상태에서 전작인 <미드나잇 인 파리>를 매우 좋게 봤다. 물론 <스쿠프>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이러한 감독과 엘렌 페이지(+제시 아이젠버그)가 함께 한 작품이라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전체적인 소감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는 실망스러웠다. (비록 두 작품 뿐이지만) 이전 영화들에서 보여줬던 감독의 위트는 그대로이긴 하지만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교차편집 된 네 가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그 중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두 에피소드를 그리는 시각이 너무 이상했다. 뭐 이상하다기 보다는 내 가치관에 맞지않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듯. 그래도 우디 앨런 본인이 직접 출연한 에피소드 하나는 재밌었다. 




남자사용설명서

최근 본 영화 중에서 가장 의외였던 영화. 사실 개봉 전에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던 영화였는데 놀랍게도(?) 시사회 평이 상당히 좋았다. 영화 평가 측면에서는 상당히 팔랑귀를 가지고 있는지라 관심이 가기 시작했는데 실제 개봉 후의 평도 좋은편이어서 결국 보게 되었다. 결론은 탁월했던 선택. 로맨틱 코미디 장르는 보기 시작하면 재밌게 보긴 하지만 (특히 한국 영화는) 초반부에 신나게 웃기다가 후반부로 가면 과도하게 진지하게, 혹은 신파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어서 극장을 나설 땐 그다지 즐겁지가 못해서 그리 선호하진 않는다. 그런데 이 영화는, 후반부에 진지함을 가져오면서도 끝까지 유머를 잃지 않는다. 소위 말하는 오글거림도 없고. 두 주인공인 이시영과 오정세의 호흡도 매우 좋았으며 조연들의 연기도 극의 재미를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한다. 





헨젤과 그레텔: 마녀사냥꾼

젬마 아터튼은 마냥 이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매력적이었던 배우였는데 이쁘고 매력적인 배우가 됐다;;; 제레미 레너는 호크 아이가 너무 겹쳐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두 주인공의 캐릭터는 잘 어울렸다. 영화의 이야기는 나름의 비밀도 있고 반전도 있긴 한데 그 부분들은 그리 중요하지가 않다. 생각 할 시간은 주지않고 이야기는 영화의 진행에 따라가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런 영화들이 늘 그렇듯 그냥 액션 보는 재미로 보면 충분히 즐길만한 영화이다. 물론 액션 연출이 이 영화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이라는 평을 많이 듣고 있는게 문제라면 문제. 그래도 독특한 설정이라 두 주인공이 시대상황에 비교하여 최신식 무기들을 들고 마녀를 때려잡는 모습은 충분히 즐겁다. 그냥 이 두 주인공을 데리고 그대로 속편이 나와서 마녀들을 좀 더 때려잡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 정도이다. 물론 어렵겠지만...... 대마녀로 나오는 팜케 얀센이 본 얼굴보다 마녀상태(?)로 나오는 시간이 더 많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헨젤의 마지막 대사. (정확하진 않다)

"복수를 한다고 과거가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통쾌하잖아."





베를린

본 시리즈와의 유사성, 차일드44와의 표절시비 등등 흥행을 하면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영화이다. 그런 논란을 다 무시하고 (사실 차일드44는 보지못해서 별로 할 말도 없다...) 영화에 대해서만 이야기 해 보자면 상당히 잘 만들어진 '우리나라' 영화라 생각한다. 우리나라를 굳이 강조한 이유는, 만약 이 영화가 헐리웃에서 배경을 좀 바꾸고 서양 배우들이 연기하여 만들어졌다면 그저 그런 볼만한 영화였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액션도 이야기도 참신함은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영화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어떤 평론가의 말 처럼 한국 액션 영화의 새 이정표가 될 가치가 충분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본 시리즈의 액션과의 유사성에 대한 이야기도 많긴 한데, 그건 본 시리즈가 워낙 압도적으로 대단했던 작품이기 때문에 이후에 나오는 액션영화들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고, 그에 따라 유사성이 보이는 것이 딱히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라 생각한다. 장면 장면을 그대로 복사-붙여넣기 한 것만 아니라면.

결론적으로 액션도 좋고, 이야기도 나쁘지 않은 수작이라 생각한다. 이경영의 대사를 알아듣기 힘들다는 것과 전지현의 캐릭터가 너무 밋밋하다는 것은 단점.

* 최근 최종병기 활-아포칼립토 부터 시작해서 광해-데이브, 그리고 베를린-차일드44 까지. 흥행 영화들의 표절논란이 계속 나오고 있다. 차일드44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앞 두 영화와 같은 선상에 놓여있다면 표절이 의심된다는 시각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 아무리 소위 말하는 '클리셰' 라고 말을 해도 그러한 클리셰가 한 영화에서 나왔던 장면들이라면 그건 확실히 문제니까. 표절 논란이 일어나는 작품들이 흥행까지도 계속 좋아서 앞으로의 한국영화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이러한 논란이 앞으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 그래도 최종병기 활을 좀 심했던 듯...






Posted by Rorsch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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